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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릉조(小陵調)...천 상 병

등록일 2012-03-09 21:55 게재일 2012-03-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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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는 고향 산소에 있고

외톨배기 나는 서울에 있고

형과 누이들은 부산에 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 영 가지도 못하나?

생각느니,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단순하고 소박한 극히 개인적인 삶의 정황을 읊은 것 같지만 괴롭고 고단한 우리네 인생의 무게와 힘듦을 관조하는 울림이 큰 작품이다. 이미 귀천(歸天)이라는 시로 너무도 잘 알려진 천상병 시인의 시로 가난과 고절감, 소외감이 작품 전편에 깔려있다. 어쩌면 가난이란 우리네 삶을 더욱 깊고 의미있게 하는 어떤 힘이 아닐까하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게 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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