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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포항상의 누굴위한 기관인가- 연예산 60억 자산 230억원대 외형조직… 변화와 개혁 필요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2-03-07 21:36 게재일 2012-03-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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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계층·업종서 상공의원 배출해야”철강·건설중심 탈피 도소매·운송 등 세분화 시급매너리즘에 빠진 상의조직 변화의 바람 불어야경북 최고 조직 이끌 차기 회장에 상공인들 관심
포항상공회의소의 2012년도 예산은 59억7천만원(일반회계 32억1천700만원, 특별회계 27억5천300만원)이다. 지난해보다 10억여원이 증액됐다. 경북지식재산센터 운영에 따라 국비와 도비 등의 정부 지원금이 내려와 예산이 늘어났다. 이 예산 규모는 도내 최대다. 32명의 시의원 의정활동비를 매달 지급하고 있는 포항시의회의 2012년도 전체 예산이 26억원임을 감안하면 포항상의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포항상의는 자산도 엄청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은행잔고(자산)만도 118억7천만원에 달하고 은행의 장기금융상품(전세금)89억원, 보험가입 1억5천만원, 보통예금(현금) 7억원, 퇴직급여예치금 11억원 등 대략 230억원대의 외형을 가진 기관이다.

포항상의의 외형이 이처럼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공단내 회원업체와 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회비납부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 서로 상의회장을 하지 않으려 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매번 회장 임기가 다가오면 경선으로까지 치닫는 이유중 하나가 충분한 운영자금이 있어 예산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부분도 없지 않다.

상공의원을 서로 하려다보니 회비 징수(회비를 납부해야만 의원 자격이 있음) 또한 순조롭다. 회비로 움직이는 조직 특성상 밖에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어찌보면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꺼풀만 더 파고들면 오늘날 포항이 국제적 철강도시가 된데에는 포항시민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부인키 어렵다. 그리고 작금의 상공의원들은 대부분 포스코나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굴지의 철강기업으로부터 혜택을 입고 성장했다.

또 시내 일반기업들도 포항시세의 외연 확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굳이 상의의 기본 철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포항상의가 포항상공업계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답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포항상의는 그동안 보수적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여왔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물론 상의 측은 반박하고 있다. 새해 신년교례회를 비롯 1년에 몇번의 유명인사 초청 세미나를 겸한 조찬간담회, 해외경제교류단 파견, 경제지표조사, 노사정협력, 지역기업인력채용사업, 회원사 지원 등 그 나름대로의 일들을 적잖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포항발전을 위한 아젠다 발굴 등 시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사업은 별로없고, 웬지 가깝게 있어야 할 기관이 멀어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특히 상의에 가입하지 못하는 도소매업종 등의 영세 소상공인들은 상의로부터 재정적 지원이나 혜택은 거의 받을 수 없다. 설사 예산지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다양한 계층이나 업종에서 상공의원이 배출되면 이런 사안에 대해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철강, 건설 등 현재처럼 일부 업종 또는 공단 쪽에 의원들이 치우쳐진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 볼 방법도 없다. 상의 사무국도 상위법 운운하며 별무 관심이다. 현재 철강과 건설업종 중심으로 돼 있는 회원사를 도소매, 제조, 운송·물류, 건설 등 업종별로 세분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일반 상공업계의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그리고 방법의 하나로 `배수공천제`가 거론된다.

배수공천제란, 포스코와 철강공단의 대기업과 죽도시장 등 지역 소상공인을 업종별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매출액에 상관없이 상공의원 수를 배정하는 것이다. 철강관리공단 이사장은 당연직 의원이 되고 지난 17, 18대 당시 영덕·울진에 특별회원 1명씩을 두었던 식이다. 상위단체인 대한상의 법에 저촉돼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법은 개정이 가능한 사안이다. 대한상의를 떠나 포항상의 차원에서 정관을 변경해 보는 방법도 있다. 의지가 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런 업무의 뒷받침은 상의 사무국 몫이다. 그러나 포항상의 사무국은 현재 조직에 활력이 떨어져 있다는 여론이 많다. 여러 요인이 문제점으로 제기되는데 큰 특징은 오랜 기간 별 변화없이 오다보니 조직 자체가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것이다.

현재 포항상의의 사무국 직원은 대외협력·기획관리팀 10명, 경북지식재산센터 7명, 사무국장 1명을 포함 모두 18명이다.

특히 사무국을 총괄하고 있는 김재홍(68)사무국장은 지난 1980년에 입사, 올해로 30년을 훌쩍 넘겼다. 회장 임기를 3년으로 할때 그동안 10여명의 회장을 보좌한 셈이다. 오늘날 포항상의를 키운 장본인이긴 하나 너무 오래 한자리에 있는데 대한 비판 여론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김 국장이 적임자라면 한 직급을 더 올려주고 국장 자리는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는 등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뒤늦게나마 회원업체와 상의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의조직도 이제 혁신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차기 회장이 어떻게 상의를 이끌어 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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