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보라색 도라지꽃이 피면
엉덩이에 몽고반점 가진 새끼나 기르며
한 삼백 년쯤 살고 싶었다
도라지꽃 백 번 피었다 지면
비 갠 뒤 무지개 너머로 가리
솔숲 너머로 달뜨는 이 세상에
누구 아들로 다시 와
숨결 받을까
복잡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내려와 둥지를 튼 시인이 무욕의 삶과 영원의 삶을 바라보는 눈이 깊다. 그가 함께 숨쉬고 있는 자연 속에는 영원으로 가는 길이 놓여있고 자잔한 생명의 눈부심이 있다. 그 속에 흐르는 고요와 평화를 이 아침 우리도 가만히 들여다보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