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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를 허물자

김민희 기자
등록일 2012-02-16 22:00 게재일 2012-02-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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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가 믿고 그 속에 안주하고 있는 각종 울타리가 이곳저곳에서 허물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당연히 있었고 왜 있어야 하는지 그 존재 이유를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구획들이 사라지거나 애매해지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다. 동성 간의 결혼이 허용되는 나라가 생겨서 이성 간에 맺어지는 것이 결혼이라는 통념도 무너졌다. 경제의 세계화로 국가 간의 국경도 그 본래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학문 사이의 경계도 학제간 연구의 활성화로 교착이 돼 가고 문학 장르의 구분도 무의미할 정도로 서로 접근하고 있다. 음식도 요즘은 퓨전 음식이 대세다. 퓨전이라는 이름 아래 음식의 전통성도 사라져가고 있다.

이러한 울타리의 급격한 소멸이나 혼란이 우리 인류에 대한 축복인지 저주인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울타리를 재정립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는 사람을 대할 때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에 울타리, 혹은 선을 그어 놓고 사람을 보거나 일을 시작한다면 선입견을 가지고 그 사람을 대하거나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이제 울타리를 허물고 담장을 고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다`라는 생각 때문에 편협된 사고와 태도로 보는 시각이 아닌 열린 사고로 살아가야 한다.

어쩌면 아직은 울타리를 허물기에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변화를 받아들여 현실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김민희

(포항시 북구 용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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