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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김 성 장

등록일 2012-02-16 22:00 게재일 2012-02-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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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쌀을 빻아왔다 고목나무보다 느린 걸음으로 골목을 돌아오신 것이다

가으내 들일로 참깻대가 된 손에 찹살가루 버무린다 엄마는 내년쯤 돌아가실 예정

팥 한층 쌀가루 한층 설설뿌리시며 야 떡 먹구 싶냐, 파도 부서진 물보라 처마에 쌓인다

늦은 눈, 봄눈이 내리는 시골집 마당을 떠올려보자. 하얗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눈처럼 하얀 찹쌀가루를 빻아 오신 늙으신 어머니, 그 쌀가루에 팥 한 층 올려 시루떡을 안치는 어머니, 이제는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은 어머니지만 봄눈 내리는 날 아들에게 떡을 해 권하는 어머니의 따스하고 정겨운 사랑과 정성이 눈물겹다. 이 땅의 어머니들이 걸어온 길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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