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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보기...김 말 화

등록일 2012-02-08 21:51 게재일 2012-02-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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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장을 끓이면서 간을 보다가

소주를 꺼내 마신다 간보는 게

안주가 되어 한 잔 술에 간 한번 본다

아버지는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나를

무릎에 앉히고 고복수의 짝사랑을 노래시키곤 했다

나는 가수가 되어 술자리마다 이끌려 다니면서

안주가 되는 노래라도 불렀지만 아버지의

취기가 절정일 때면 식구들은 숨거나 도망을 갔다

(…)

간 보는 일은

폭력 후에 스며오는 자괴감을 맛보는 일

유년시절의 아픈 기억들이 서사의 근간을 이루는 이 시에서 시인은 그 상처와 아픔의 시간들을 뒤돌아보면서 자신이 현재에 처한 처지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추억에는 아득히 눈물이 묻어나기도 하고 스스로를 위무하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을 훔쳐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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