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용서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참된 용서는 관계회복의 시작이고 미래를 위한 것이다. 혹시라도 조금의 안 좋은 기억을 앙금으로 남겼다면 완전히 용서하지 못한 것이다.
나에게 아픔과 상처를 준 사람을 항상 용서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나를 힘들게 하거나 아프게 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마치 내가 손해를 보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용서란 어떤 것일까?
우리는 대개 용서가 어렵다고 말하며 진정한 용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용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용서에는 용서의 행위와 용서의 감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가 용서의 범위를 감정으로만 국한시키는데서 오는 몰이해라는 것이다. 용서의 행위는 상대방에게 다가가서 이전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화해하는 행위며 자신의 신념에 기초해서 내리는 결정이기도 하다. .
고뇌가 없는 용서는 진짜 용서가 아니다. 용서는 고뇌하면서 상대방을 사랑으로 받아줄 때 이뤄진다.
이 세상에 용서를 좋아하는 자는 없다. 용서해 보려고 노력하면 더 용서가 힘들다. 용서는 용서하려는 자기까지 포기해야 이뤄진다. 용서가 힘들 때는 무덤 속의 자기 모습을 상상해 볼 때다. 산 사람에게는 용서가 어렵지만 죽은 사람에게는 용서가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용서한다는 일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용서하지 않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람이 좋을 때도 싫을 때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용서해야 한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용서하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
/이갑진(경주시 성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