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구수한 사투리를 섞은 향토적인 서정이 물씬 풍기는 오래된 시이다. 마음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을 발견한 놀라움과 기쁨, 곧 추석이 오고 바람이 모질게 불어올 것을 걱정하는 누이의 걱정이 스며 우리의 전통적인 여인상을 느낄 수 있게한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깨끗하고 고운 가을의 빛깔과 소리에 우리의 감관(感官)을 조용히 열어볼 일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