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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정의란

등록일 2012-01-27 16:35 게재일 2012-01-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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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락
정의의 뜻을 묻는다면 사람들은 `옳은 것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옳은 것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윤리의 영역에 속해 있다. 그리스 철학에서 윤리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 등 4가지 덕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중 정의는 나머지 세 가지 덕목에 골고루 포함돼 이들이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고 했다.

인간에 있어서 정의란 신 또는 자연에 의해 태어날 때부터 받은 것이다. 정의는 사람에게 부당하게 행해지는 불의에 대해서 분노하고 저항함을 말한다. 정의는 사회제도의 제일 큰 덕목이다. 근래에 이런 정의에 관한 사회적 기준을 미국의 롤스가 정리해 발표했다.

롤스는 사람마다 재화나 권리, 기회나 자유 등이 평등하지 않아서 어떤 기준으로 분배를 해야 공정한 결과가 되는지를 `정의론`으로 설명했다. 롤스의 정의는 `한 사회제도 안에서 모든 개인은 완전하게 평등할 수 없다`는 것에 생각의 기초를 둔다.

사회구조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유로이 상호협동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소득 및 가치의 분배과정에서는 서로간의 이해충돌로 갈등이 발생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동시에 발생한다고 했다. 이때 정의란 사회 구성원간에 충돌이 있을 때 사회 제도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조정해 줄 원칙이 바로 `정의의 원칙`이다.

우선 정의가 필요한 이유는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났고 자연과 관계하며 자연이 제공하는 자원의 `제약`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필요한 재화를 무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한 이기적인 경쟁과 노력을 계속하기 때문에 사회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이 사회에서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회에서 공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막스가 꿈꾸었던 유토피아, 즉 `능력에 따라 충분히 생산하고, 필요 따라 소비가 가능한 사회`는 재화의 부족으로 인해 신기루 같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롤스는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면서 복잡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복잡한 모든 요인들로부터 자유로울 때 각자는 `자기가 가장 불우한 계층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가장 크게 불안해한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은 이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본적인 자유를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것이 삶에서 `평등한 자유의 원칙`으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 능력과 노력에 따라 대가를 얻고 그 대가를 누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롤스는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합의된 것이면 곧 그것은 정의가 된다는 `절차적 정의관`을 내세웠다. 결과로서의 평등이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는 절차와 형식에 초점을 맞췄다. 부당한 불평등은 안 되지만 정당한 불평등은 수용했다.

인간 사회에서 분배의 대상은 재화뿐만 아니라 인간의 권리와 자유, 기회와 권한, 소득과 자존감 등도 포함시키고 있다. 소수의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교육제도 때문에 부잣집 아이들이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또 다수가 보다 더 큰 이득을 누리기 위해,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불의라고 했다. 즉 사회적으로 소외돼 수혜를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는 `공정한 기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롤스의 정의론은 개인주의를 기초로 하는 미국의 자유주의의 전형이다.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가난하거나 능력 없는 사람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는 사회가 정의로운 곳이란다.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공정사회, 공생발전, 윤리경영, 이익 공유제 등이야말로 이런 정의의 의미를 표현한 셈이다. 이 사상의 배경은 신자유주의의 후기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회안전망의 필요성, 즉 복지국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탄생된 것이다. 기독교사상 책에서는 우리(we)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economy)를 weconomy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공생이나 이익 공유제 등도 이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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