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버섯의 제왕 송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1-10 20:32 게재일 2012-01-10 19면
스크랩버튼
서양의 요리 중에서 가장 맛있는`서양 3대 진미`는 러시아의 캐비아(철갑상어의 알), 프랑스 요리로 푸아그라(거위의 간), 이탈리아의 요리 트뤼플(송로 버섯)이라 한다. 이 중에서도 송로버섯은 맛이 얼마나 좋은지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러나 서양의 송로버섯에 버금가는 동양의 버섯이 송이버섯이고 소나무 아래서 자라서 솔향이 일품인`버섯의 제왕`으로 손꼽힌다. 송로버섯은 떡갈나무 밑에서 자라는데 비해 송이버섯은 글자 그대로 솔나무 밑에서 자라 한국과 일본에서는 버섯의 대표라 여긴다. 우리나라 고려 말 문인이며 학자인 이규보는 그의 동국이상국집에서 예전 사람들은 신선이 되겠다며 불사 불로초를 찾아다녔는데 이규보는 “신선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송이버섯을 먹는 것”이라 했다. 송이버섯 맛이 신선이 먹는다는 신비한 약초와 비슷하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산지마다 특색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송이버섯의 주산지는 경북 봉화, 청송, 울진, 영양이라 한다. 그쪽 지방은 소나무 단지가 많고 산이 깊고 골이 길어 기후적 영향을 가장 크게 작용한 연유일 것이다. 송이버섯의 특징은 처음은 땅의 힘으로 자라지만 성육해서는 바람소리와 맑은 이슬만 먹고 자라는 고고한 영약에 비유되는 식물이다. 이렇게 드물게 나므로 송이버섯을 먹으면 그 향기로움에 온몸의 기운까지 평온해진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송이버섯은 깊은 산속의 늙은 소나무 밑에서 소나무 기운을 받아서 자라기 때문에 나무에서 생겨나는 버섯 중에서는 으뜸이라고 했다. 소나무는 절개의 상징이요, 장수의 상징이므로 신선시 했으며 일본에서는 아예 소나무에 신들이 머문다고 여겼다. 요리 방법 중 하나로 송이버섯은 고기를 굽는 것처럼 구워서 먹는 것이 가장 향기롭고 맛이 좋다고 했다. 구워 먹는 유래는 최근의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부터 전한 방법이라 한다. 송이버섯은 값이 엄청나다. 쇠고기, 굴비보다 비싸다.

/손경호(수필가)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