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한자에서 복(福)은 하늘까지 먹을 것이 쌓여 있는 것을 보는 형상이다. 성경에서 축복이라는 명사는 “선물의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인간상호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축복은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것으로 생명의 원천이 된다. 먹을 것도 필요한 인간이지만 그보다 따뜻한 인간관계로 생명이 소중하게 존중되는 새해이기를 바란다.
1953년 영국의 챠드 바라(Chad Varah)는 착한 사마리아인(Samaritans)이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했다. 이름 자체에서 드러나듯 이웃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주기`이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표시하고 친구처럼 말벗이 돼주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학교 안에서도 이런 동아리들이 자생된다면 더 이상 안타까운 소식은 잦아들지 않을까 한다.
지난해부터 금년 3월까지 천주교 대구 대교구 3대리구의 본당 사회복지위원들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3고`를 실시하고 있다. 느끼고 알고 실천하고! 지역사회의 이웃을 위해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매달 연수를 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 5대리구의 김천 지역에서 실시된 프로그램인데, 확산돼 대구와 영천을 포함하는 2대리구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는 마지막 자필 유고집 `당신의 이름은 사랑`에서 “남을 도와주는 친구가 되십시오”라고 했다. “`나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남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그렇게 해 보십시오. 그 수고 뒤에는 보람과 기쁨이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주면 힘은 들지만 상상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가득 차게 됩니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청소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기꺼이 그들의 친구가 됐고 그로 인해 기쁘게 일생을 사신 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살레시오회를 세운 돈 보스코입니다. 그분은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배회하다 끝내는 감옥에 들락거리면서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 청소년들을 불러 모아 배 고품을 해결해 주고, 배움의 기회를 주면서 함께 놀아 주는 오라토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자기중심의 세계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세상으로 변화되기를 바랐고, 그들의 친구가 돼주었다. 자기중심의 세계가 만들어내는 어둠의 그늘보다 이웃과 함께 하는 빛의 자리에 참여하도록 베네딕도16세 교황은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회칙에서 말씀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다른 이를 위하여 살아가라고 당부하십니다. 바로 예수님과 이루는 친교를 통해서만 우리는 참으로 다른 이를 위한, 모든 이를 위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을 위하여 산다는 것은 그분의 `다른 이를 위한 활동`에 함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국의 정치가 디즈레일리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 운명을 만들고는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삶의 곳곳에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긍정적 운명이라 할 수 있는 작은 친절, 나눔이 사회 곳곳에 밝은 희망을 만드는 샘터가 되지 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