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생선회를 먹으면서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1-02 19:30 게재일 2012-01-02 27면
스크랩버튼
물고기나 고기 등을 날로 잘게 썰어서 먹는 음식을 회라 한다. 세계에서 회를 먹는 민족은 야만인들을 제외하고 정식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민족은 일본, 중국, 한국 사람들 뿐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 셋 민족들이 흩어져 살다보니 그들이 사는 곳에 횟집이 생기고 미국사람들도 최고급요리로 많이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도 금년에 미국의 서부지방을 다녀왔는데 세 나라와 가까운 지역이라서 그런지 미국의 태평양 연안에 한국 횟집에 들렀는데 미국사람들이 더 많았다. 생선회 하면 일본을 떠올리고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사시미가 먼저 생각난다. 섬나라에서 물고기를 날로 먹던 습관이 생선회로 발전해 다른 나라로 퍼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우리의 판단과는 달리 순서를 따진다면 중국이 먼저고 그리고 한국, 일본의 순서다. 이것이 생선회의 역사가 문헌에서 밝혀진 것이고 다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라 한다. 섬나라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생선회가 퍼진 것은 임진왜란 직후인 에도시대부터라 한다. 이전까지 일본의 중심지는 일왕이 살던 내륙의 수도 교토였다. 당시는 바다가 멀어 생선회가 발달하지 않았으며 그러다 막부를 바닷가인 도쿄로 옮기면서 일본인의 식탁에서 생선회의 출현이 생기게 된 것이라 한다. 조선 초기 문인 서거정은 그의 글에서“서리 내린 강가의 통통 살찐 붕어/ 휘두른 칼에 하얀 살점 흩날리니/ 젓가락 놓을 줄 몰라라/ 접시가 이내 텅 비었네”라고 했다. 한국인의 생선회 사랑은 일본의 영향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이어진 식습관이며 음식문화였던 것이다. 일찍이 생선회가 발달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음식하면 화식을 먼저 떠올리지만 시경에도 예기에도 생선회 얘기가 실려 있다. 예기에 보면 봄에는 파, 가을에는 겨자를 곁들여 회를 먹는다는 전설이 오늘날 우리의 횟집에서 나오는 양념과 거의 같은 것만 봐도 생선회의 원조는 중국 인것 같다.

/손경호(수필가)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