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문화민족이다. 그래서 전국 어딜가나 고적지와 유적지가 많고 그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특히 경주지방은 국제관광문화도시라서 사시 사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그 곳에는 이름있는 전통음식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주로 많이 찾는 값싼 순두부백반, 쌈밥이나 돌솥밥을 즐겨 먹는 편이다. 이 중에서 돌솥밭은 우리 고유의 밥인데 한국인의 정서상 가장 맛있는 밥은 가마솥에서 만들어지는 밥으로 누룽지와 숭늉도 함께 먹을 수 있어 선호한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음식이요 어머니표 정식이라 고향의 향수와 맛을 느끼게 한다. 음식평론가 윤덕노의 `음식이야기`에 보면 “밥짓기는 쉽지 않아서 그렇지 밥은 곱돌을 갈아서 만든 솥에 지어야 뜸이 골고루 들고 잘 타지 않을뿐더러 먹을 때 쉽게 식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먼 옛날 중국에서도 주방에서 쓰는 조리기구 중에서는 돌솥을 최고로 여겼다는 기록이 문헌에 남아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궁중에서 따로 지은 밥으로 식사를 했다. 새옹이라고 부르는 곱돌로 만든 솥에 밥을 지어 숯불을 담은 화로에 올려 놓고 은근히 뜸을 들여 지으니 요즘 식당에서 나오는 돌솥밥과 비슷하다. 게다가 구수한 맛이 풍겨 밥맛도 좋고 누룽지와 숭늉마저 끝맛으로 만들 수 있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여기에 나오는 돌솥은 개인용 밥솥인 동시에 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밥 그릇`이라는 취향에 따라 물을 붓고 시간을 다시 조절해 마르게, 또는 묽게 처리할 수 있는 묘미도 곁들인다. 특히 날씨가 쌀쌀한 날에는 코앞에서 풍기는 열기가 감미로우며 속을 덥힐 수 있어 한기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 지체높은 양반들이 애용하던 밥상이라 품위가 있어 보이고 돌솥밥을 먹을 때 옛날 임금이 수라상 받는 기분을 상상하고 재현하면 밥맛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 접시에 담은 서양식과는 비교도 안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