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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과 쉬는 여유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2-16 23:04 게재일 2011-1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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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락 포항장성요양병원장

우리들은 매일 시간을 잘게 나눠 사용하면서 살아간다. 과거에 사람들이 살던 때 보다, 월등히 빠른 템포의 삶이다. 과거에는 시간을 일, 월, 년으로 나눴으나, 지금은 분, 초, 몇 1/10초 등으로 숨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쫓기면서 생활을 이어간다. 시간은 우리의 어깨를 계속 누르고 있다. 우리는 숨 가쁜 변화를 따라 잡으려고 헐떡이면서 신음한다.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어도 초조함속에서 일의 능률에 쫓겨서 그 시간을 포기해 버린다.

`자유 시간`이란 사전에서 지워진 단어인 것 같다.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 속에 있어서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없다. 중압, 불안, 노심초사 속에서 하루 온 종일을 보낸다. 정보와 시간은 돈과 직결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는 그것의 경중과 선후좌우를 놓치게 한다. 그래서 경쟁에서 나 혼자 뒤쳐지지나 않을까 불안하다.

과학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시간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비단을 짤 때 과거에는 아주 긴 시일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섬유산업의 발달로 단위시간에 해결되듯이 만사는 큰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밥을 짓는데는 전기밥솥으로, 물가에서 여러 시간동안 하던 빨래는 집안에서 세탁기로 짧은 시간에 해 치운다. 솥에 쌀을 넣어 불을 지피고, 호미로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던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여유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그 많아진 남은 시간은 어디로 갔나? 왜 휴식을 위한 시간은 이전보다도 더 적은 것 같은가? 왜 자꾸 업무는 과중해 가는가? 왜 휴식을 취할 여유가 전혀 없는가? 그 이유는 정보는 쏟아지고 있지만 그것의 분석과 이용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알아서 목적하는 일을 학습하고 연습해 숙달시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기술을 발달시켜서 신속히 일을 처리하는 것만큼 우리의 생활수준이 올라 있다. 그래서 수준을 지키기 위한 일의 양이 많아져 버렸다. 깔끔한 거실, 보기 좋게 차린 음식, 깨끗하고 세련미 나는 옷 등의 과거 지나친 사치였던 것이 지금은 일상화됐다. 조선시대에 먹던 음식은 이제는 웰빙 음식으로 변해 버렸다.

지금은 이메일이 우리의 생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컴퓨터를 떠나 있으면 불안을 느낄 정도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이메일 소식에 눈을 떼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잘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본다. 그러나 거기서는 시간을 더 잘게 쪼개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말할 뿐, 여유시간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가는 언급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인간의 마음을 쉼 없이 몰아붙이는 것만을 가르친다.

휴식을 위해서는 각자가 계획을 많이 줄이고 단순하게 살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하게 살고 싶어도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회 전체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그 안에서 극히 작은 한 사람일 뿐이다.

쉬고 싶어 하면 빈둥거린다고 빈정거린다. 사회에서는 매사를 `더 빨리` 할 것을 주장하면서, 속도를 가속화 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효율성과 시간 이끼기를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그만큼 우리는 시간의 부족을 더 느낀다. 노력할수록 해야 할 일은 그만큼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크나큰 역설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늘상 새로운 욕구와 그 성취를 바란다. 이런 더 나아지려는 소원은 생리적인 욕구로서 인간의 `욕망 무한`에서부터 자라난다. 그러나 이런 욕구때문에 오히려 더 시간에 쫓기게 된다. 욕구를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해 생긴 것이다.

머물러 쉬는 휴식을 해야 비로소 강박, 압박, 스트레스 등에서 해방되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다. 욕심을 어느 정도 자제해야 비로소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때 우리는 행복감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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