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기념물 제96호로 지정된 남미질부성은 흥해읍 남쪽 남성리 평지위에 돌출된 천연적인 구릉지를 이용해 성벽을 축조한 신라시대 토성으로 북쪽으로는 고구려의 남진을 저지하고, 동쪽으로는 영일만을 통해 침입해 오는 왜적을 방어하던 군사요충지였다. 현재 잔존하는 토성은 높이 10m, 길이 약 2km 정도의 대형급 성곽으로, 성안에는 원래 1개의 못과 3개의 우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1개씩만 남아 있다. 이곳에는 지금 흥해읍 남성리의 `못산(池山)마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 못산 마을의 서편 구릉지에는 당시 성주의 무덤으로 전하는 고분이 7~9기 정도 남아 있다.
성이 위치한 구릉은 서쪽과 동쪽이 높고 가운데가 낮아 남쪽과 북쪽에서 보면 마치 말안장 모양의 완만한 굴곡을 이루고 있다. 동서방향의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높이 차는 32m에 불과하고 봉우리의 직선거리는 600m이며, 성의 평면은 동서로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다. 성내에 남아있는 못은 성의 축조 당시부터 있었던 중요시설물 중의 하나로 현재 지명이 `못 안마을`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 역사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현재는 못 둑이 도로 구실을 하고 있고, 주변 부락에서 흘러나온 폐수 및 쓰레기 등으로 못이 상당부분 메워져 둘레 350m, 면적 8천200㎡(2천500평) 정도의 규모로 남아있다. 또한 성내 동편에 위치한 망산의 서편자락에 7단의 계단식 대지가 형성되어 있어 건물지의 잔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확인된 고분은 모두 횡혈식 석실분으로 5~6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성곽들은 축성당시의 성곽 이름을 알 수 없어서 행정구역이나 산 이름을 따라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남미질부성은 `미질부성`으로 서기 504년에 축성되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문화재적 가치에 비해 최근 도시개발로 인해 성벽 일부가 절토되고 훼손되는 등 옛 모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영남이공대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