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의 고기 먹으려다
그물에 걸려 죽었나?
바다 생물 가운데 지능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돌고래는 보통 그물을 피해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꺼번에 그물에 걸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해해경은 14일 새벽 4시30분께 삼척시 상맹방 동방 1.5마일 해상에서 돌고래 9마리가 정치망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4시 조업에 나섰던 삼척 선적 15t급 정치망 어선 D호(승선원 4명)의 선장 장모(49·삼척시 사직동)씨가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돌고래는 길이 2.2m~2.26m, 몸 둘레 1.06m~1.26m, 몸무게 90kg 정도로 죽은지는 하루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죽은 돌고래의 표피가 벗겨진 상처 외에 칼, 창살류 등에 의한 고의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경은 그러나 돌고래 집단 혼획이 매우 드문 사례여서 원인조사를 계속 벌여 나갈 계획이다.
돌고래는 오징어와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채낚기 어선들이 군집한 오징어 어군을 쫓아다니며 조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어민들은 전하고 있다.
어민들은 이번 돌고래 9마리가 한꺼번에 그물에 걸린 것에 대해서도 개체수 증가에 따른 먹이사슬 구조의 와해 때문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어민 김모(56·울릉읍 도동리)씨는 “요즘 동해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돌고래들이 먹이를 찾아 가까운 연안까지 무리지어 찾아 드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며 “돌고래떼가 그물에 걸린 고기를 먹으려다 되레 그물에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획이 금지된 고래류를 고의로 포획할 경우 수산업법에 의거 3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울릉/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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