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원 노력 결실
포항문화원(원장 권창호)은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연극을 교육해 이들을 지역 문화 분야 리더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생활 문화 전승 차원에서 손주뻘 되는 후손이나 또래 노인, 그리고 시민들에게 우리 전통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생애 이야기, 마을에 관한 옛 이야기를 모아 연극 공연을 하는 것이다.
지난 주말(12일) 포항문화원은 지난 5월부터 이달말까지 진행중인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의 공연을 가져 눈길을 모았다.
어르신 문화나눔봉사단이라 이름 붙인 이들은 평균 연령 60세인 노인 12명이 모여 포항지역에 전해내려오는 전설인 연화재 소재상 부인 이이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인 정애원 노인들에게 공연 했다.
이들은 신라때 목숨을 바쳐 정절을 지킨 소재상 부인의 이야기를 공연함으로써 어르신 문화 사업의 이상적인 모델을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내달 말까지 이 연극을 5회에 걸쳐 중앙상가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런 점에서 `어르신 문화 프로그램`은 노인들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자존감을 회복시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만하다.
공연은 `연화재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포항시 북구 용흥동 감실골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대표적 절개의 상징인 신라 소재상 부인의 이야기를 애절하게 그리고 있다. 신라말엽 방탕한 왕이 아름다운 신하의 아내를 탐해 수청을 요구하지만 끝까지 정절을 지키며 남편을 기다리다 순절한 한 여인의 애틋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줄거리로 한다.
지역민들에게 값진 사랑의 마음이 샘솟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서양문화가 들어오면서 퇴색돼 가는 오늘날의 가정과 부부지간의 가치관 재정립 기회는 물론,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값진 작품으로 근래에 보기 드문, 수준 높은 전통 고전극이다.
문화로 인생 제2막을 열게 됐다는 단원들은“연극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문화원 연극반을 통해서 난생 처음으로 공연을 하고나니 마음이 찡하면서 한편으로는 뿌듯했고 연극으로 봉사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고 소감을 내놓았다.
권창호 포항문화원장은 “포항의 대표적 절개를 나타내는 포항 연화재 신라소재상 부인 순절비는 외세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지켜냈던 자랑스런 민족정신을 고취시키고 이 시대에도 곧은 정절과 진실된 사랑의 가치를 후손들에게 전해 올곧음을 일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은 노인들이 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퇴하는 베이비부머의 역할 모델도, 은퇴자에 대한 대책도 여기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