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 번거롭고 복잡할수록 조용한 농촌이나 외로운 섬으로 떠나가고 싶어 한다. 도시의 공무생활을 끝마치면 귀촌이나 귀농하여 흙과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 차를 타고 먼곳으로 여행하다 보면 산기슭 한적한 곳에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별장식으로 생활방식을 바꾸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집 교사의 말씀에 남자아이는 군인, 경찰관을 선호하고 여자아이는 간호사, 선생님이 되길 원한다고 한다. 청년기에 접어들면 마도로스나 등대지기를 갈망하는 층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함께 모여 웅성거리며 떠들석하게 사는 것이 인간사회인데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듯 혼자 있기를 원한다. 가옥의 구조도 클 때부터 자기의 공간이 있어 집에 들어가도 자기방만 이용한다. 남의 간섭을 싫어하고 심지어 선생님이나 부모 그리고 가족의 접근과 잔소리를 아주 싫어하는 세월로 바뀌고 있다. 필자도 남해 몇 섬을 여행했다. 유인도 보다는 무인도에 참 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우리나라는 섬이 3천여개나 된다. `그 섬에 가시거든`이란 시가 떠오른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그 섬엘 드나들 수 있게 됐다지요/갈매기와 대구 명태 정어리/고깃배와 헬리콥터나 오가던 섬/마라도처럼 백령도처럼/마음대로 찾아갈 수 있게 됐다지요. 그 섬도 좋아할 것입니다/우리와 처음 만나던 날의 금강산처럼 진심으로 반가워할 것입니다.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이면서 우리를 기다릴지도 모릅니다.그러나 한편 긴장이 되고/떨려서 밤새 뒤척일 것입니다/줄지어 밀려드는 사람들을 보고/수줍어 고개도 들지 못하면서/낯을 가릴지도 모릅니다/안아주고 싶더라도/그냥 바라만 보아주세요/사람의 손길을 모르고 살아온/곱고 여린 몸이라/조용히 섬의 소리를 듣고만 오세요”외롭게 살고 싶어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