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고비마다 등불이 된 종교계의 큰 어른이었지만 스스로 `바보`라 하면서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참 신앙인의 삶을 실천한 분.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았던 인생은 많은 이들에게 환한 미소를 남겨 주었던 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기리고 삶을 추억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려 눈길이 쏠린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정신을 연구하는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가`김추기경님 찾아 떠나는 노영심의 음악순례-선물`을 마련했다. 삶 속에서 나눔을 실천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다양한 형태의 나눔을 통해 실천하자는 취지에서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마련한 이 음악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명동 명동대성당 대성전에서 열린 `여는 음악회`를 시작으로 총 여덟 개의 음악회로 꾸며진다.
11월8~22일 원주, 영월, 전주, 경북직업훈련교도소, 경북북부제1교도소, 부산교도소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열리는 재소자를 위한 음악회인 `선물음악회`와 11월27일 다문화가정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열리는 `닫는 음악회` 순으로 진행된다.
`오빠생각`, `작은연못`, `보고싶다` 등으로 선보이는 노영심의 피아노 선율은 수형자들에게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명동 명동대성당 대성전에서 열린 여는 음악회에는 피아니스트 노영심씨와 윤상, 손성제, 전제덕, 임선혜, 마그누스 스타브란트, 안신애씨 등 10명의 음악인이 함께했다.
`선물 음악, 선물 편지`라는 소제목으로 진행된 음악회에서는 피아니스트 노영심씨와 색소포니스트 손성제,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씨를 비롯해, 소프라노 임선혜, 노르웨이 출신 바리톤 마그누스 사트바른트 등이 참여해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선사했다. 또 가수 윤상이 낭독한 `기억과 이별, 그리움과 사랑`에 관한 `선물편지` 또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음악순례는 11월27일 서울 혜화동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에서 오후 3시, 7시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닫는 음악회`로 막을 내린다.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닫는 음악회`는 일반인에게도 공개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이에앞서 김수환추기경연구소는 `길을 묻습니다-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지난달 29일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가을 남산길 걷기대회`를 열었다. 걷기대회 구간은 명동대성당→남산 북측순환로→안중근의사기념관이었다.
출발에 앞서 김수환 추기경 비서인 고찬근 신부가 `김 추기경님이 걸으신 길은?`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걷기 대회 행사 중 작은 음악회를 열어 참가자들이 `애모` `사랑으로` `등대지기` 등 김수환 추기경의 애창곡을 함께 부르는 시간도 가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