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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당사자는 말이 없는데…

심한식 기자
등록일 2011-11-02 21:02 게재일 2011-11-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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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경북도 징계위원회는 경산시 공무원 7명에게 중징계를 결정했다.

경산시는 최병국 경산시장 인사비리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100~500만 원에 약식기소한 공직자 7명에 대해 경북도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했고 그 결과 해임 1명과 강등 1명, 정직 5명 등의 결정이 났다.

중징계가 결정된 공직자는 경산시가 징계처분에 나선 이후 30일 이내에 수긍하지 못하면 소청심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뇌물수수로 검찰이 소송 중에 있는 사건에 대해 경북도 소청심사위원회가 소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들은 결국, 행정소송으로 명예회복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시시비비를 떠나 이들 7명은 공직생활에 큰 오점을 남겼다.

세간에서는 징계결과에 대해 안타깝다는 것과 수위가 낮다는 반응이 교차하며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승진을 위해서는 돈을 건넬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는 두둔파와 “자리를 돈으로 살려고 한 행위는 나쁘다”는 질타파가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조성한 최병국 시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무죄만을 주장한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최 시장의 주장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최시장의 행동을 뒤집어 말하면 측근들에게 돈이 전달되고 심지어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은 곧 상대방이 지어낸 이야기라는 말이 된다.

이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공직자 생활을 걸고 상대방을 무고할 공무원이 나온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심이 든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고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1명의 공직자가 이미 목숨을 끊었다. 또 직장을 잃은 공직자, 앞으로 직장을 잃고 명예가 손상된 공직자가 대량 생산될 현실에 놓였다. 장수가 부하직원들을 사지에 몰아넣어 놓고 자기의 살길만 추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장수의 모습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최 시장은 평소 남을 배려하고 존중한다는 삶의 춤 운동을 강조했다. 지금 최 시장은 정말 남을 배려하고 아랫사람을 존중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잘되면 내 탓, 잘못은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풍토가 빚어내는 기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경산/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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