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오페라, 승리의 아리아`란 테마로, `사랑`, `지혜`, `용기`, `용서` 등 승리의 내용이 가득 담긴 다양한 오페라를 선보였다. 특별히 올해는 주제를 작품에만 국한하지 않고, 축제 전체 분위기 조성에 반영해 주제와 통일된 부대공간을 조성했다. 축제의 주공연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 야외 광장과 로비 곳곳에 `승리`를 상징하는 구조물들을 설치해, 관객들이 축제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축제는 국내외의 다양한 형태의 합작을 주도해 `오페라 합작의 롤모델을 제시`한 축제로 호평받았다. 합작은 오페라 제작 비용 부담을 나누고 각 팀이 가진 우수한 오페라 제작 기술을 교류하는 시스템으로, 적은 투자 비용으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이는 노련한 제작 역량이 바탕이 돼야하지만 가능한 것으로, 오페라축제의 제작 노하우가 수준 높은 공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오페라 `아이다`를 지역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로 진행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같은 합작이기에 가능했던 것. 또한 지난해 중국 진출에 이어 올해는 독일 진출, 내년에는 세계적인 축제인 터키 아스펜도스 국제오페라&발레 페스티벌에도 진출하게 돼 해외 진출 정착의 해가 됐다. 앞으로 폴란드, 루마니아, 캐나다 등 세계 여러 오페라극장에서도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역시 매진기록을 세웠는데, 개막공연 `아이다`와 폐막공연 `가면무도회`가 관객과 언론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 속에서 티켓이 일찌감치 동이 났다.`아이다`는 지역 3개 단체 합작으로 400여 명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여해 화려한 무대의 극치를 선보였으며, `가면무도회`는 최정상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해 완벽한 절창으로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터키 앙카라국립극장이 `후궁으로부터의 도피`를 선보여 이국적인 무대로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으며, 아시아합작 `돈 파스콸레`도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출연해 익살스런 연출로 완벽한 호흡을 선보여 많은 관객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또한 대구를 배경으로 한 창작오페라 `도시연가`는 젊은 감각과 도전으로 신선한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그 외에도 특색 있는 공연을 한데 모아 `어린이`, `지역`, `고전`을 테마로 한 오페라 컬렉션을 기획해 선보였는데, 어린이 오페레타`부니부니`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교육적인 내용을 더해 어린이들과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고헌예찬`은 독립운동가의 삶을 담은 창작오페라로, 다소 무거운 내용의 역사물이지만 대중적인 아리아와 세련된 무대연출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심사단에게 발전 가능성이 큰 창작 오페라로 주목받았다. 또한 바로크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는 오랜만에 선보인 고전 작품으로 오페라 마니아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됐다.
축제 폐막일에 개최한 제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대상 시상식에서는 개막공연 `아이다`에서 섬세한 연기, 탁월한 음악성으로 여주인공 아이다 역을 훌륭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출연진 간의 조화로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높인 소프라노 이화영 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예술상에는 `아이다`, 창작오페라 `고헌예찬`, 해외진출공연 `나비부인`에서 뛰어난 연출력으로 무대예술의 절정을 선보인 연출가 정갑균 씨와 `가면무도회`에서 여주인공 아멜리아 역으로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를 펼친 소프라노 임세경 씨가 수상했다. 공로상은 창작오페라 `도시연가`의 작곡·대본을 쓴 박지운 씨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최상의 화음을 만들어낸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박은지씨가 공동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