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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생각하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10-27 21:18 게재일 2011-10-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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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란 직임(職任)에서 물러나거나 사회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내는 것이지 쇠퇴는 아니다. 진정한 행복은 은퇴적인 것이며 화려함과 떠들썩 한 것과는 반대이다. 그것은 첫째 자기 자신의 즐거움으로부터 나오며 그 다음으론 우정과 몇 사람의 절친한 지기(知己)와의 대화에서 온다. 그러나 강제퇴직은 국력과 산업에 중대한 부정행위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가장 유익한 인재를 밀어젖혀 마지막 근로연한을 훌륭히 일 하려는 의욕을 사람들로부터 뺏기 때문이다. 일하는 권리는 기본적인 인권이다. 구라파 같은 선진국에서는 은퇴는 자유를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인의 55%는 은퇴란 말에 경제적 어려움부터 떠올렸다고 한다. 대부분 부정적 인식이다. 이유야 뻔한 것이다. 돈 들어갈 일은 아직도 많은데 가진 것은 집 한 채에 가진 돈도 없다.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사회보장 시스템도 돈 걱정의 배경일 것이다. 통계조사에 의하면 평균 결혼비용이 남성은 8천만 원, 여성은 3천만 원이라 한다. 대부분 부모의 부담이다. 취업도 늦고 결혼도 늦어`캥거루 족(族)`이 많으며 반면 가장의 정년은 55~58세이고 그나마 사오정(45세 실직)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사정이 이러니 어떻게 은퇴가 자녀로부터 행방이고 자유가 되겠는가. 하던 일에서 은퇴하거나 강제당한 안일은 그 자체의 목적을 상실케 한다. 65세를 넘겨서도 아직 건강한 사람들은 모두가 일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또 일을 하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수명은 늘어난다. 지금은 고령화 사회를 넘어 `100세 장수`를 외치는 시대다. 그러나 지나친 교육열과 과잉 챙기기는 자녀의 독립성을 해치는 독(毒)이자 행복한 인생항로의 암초일 수 있는 과거를 다 경험한 분들이다. 국가도 교령사회를 잘 준비해야 한다. 장수시대가 리스크(risk)가 아닌 축복이 되고 은퇴가 자유로움이 되어야 한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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