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아시아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한국을 가리켜 `동방의 등불`이라 극찬했다. 처음에는 시작의 4행만 소개됐지만 나중에 노벨상 수상작인 그의 시집에서 그 후반부가 덧붙여져서 의미와 주제가 더 보강된 것이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빛나던 등불의 하나 코리아/그 등불이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지식은 자유롭고/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잃지 않은 곳/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이 시는 깊고 오묘한 뜻을 지닌 아름다운 시다. 왜 타고르는 그 수많은 나라 가운데 한국을 이렇게 찬양했을까? 그가 `동방의 등블`을 그의 시집`기탄잘리`에 수록할 때 후반부에 덧붙인 것은 일제 식민치하에서 신음하던 한국의 처지를 살피며 동병상련의 정서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던 한국민에게 타고르는 깊은 예지와 통찰의 정서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나아가 웅지를 펼칠 수 있는 기개를 고취시킨 것이다. 그 당시 그의 나라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항거하는 인도사람을 위해 쓴 시가 많았던 것이다. 그는 서슴지 않고 그가 방문한 일본에서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에 일침을 가하며 “일본이 다른 민족에게 입힌 상처로 일본 스스로가 고통을 당하게 될지도 모르며 일본이 주변에 뿌린 적의의 씨앗은 일본에 대한 경계의 장벽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역사의 흐름은 타고르의 예언이 실현되게 해 오늘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자성의 시간을 갖게 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