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거의 한결 같아서 남의 일에 대해서 지껄이는 것만큼 통괘한 것은 없다고 한다. 소문이란 것은 제멋대로의 추측과 악의가 있어 마구 불어대는 피리와 같다.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을 소문이라 한다. 하여튼 인간은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하는 짓을 아래치들은 소문을 퍼뜨리고 싶어한다. 모든 악 중에 소문이 가장 빠르다. 그 빠름은 힘을 더하여 나아감에 따라 정력을 얻는다. 그래서 풍문은 강과 같은 것으로서 수원(水源)은 아주 좁고 하류에서는 아주 넓어진다. 모든 소문은 위험한 것이다. 좋은 수문은 질투를 사고 나쁜 소문은 치욕을 가져 온다고 했다. 세상에 비밀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대로의 소문이 아니라서 침소봉대(針小棒大)가 되어 작은 일을 크게 불리어 말하는 것이 탈이고 문제가 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보면 군자는 사귐이 끊어져도 나쁜 말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시경(詩經)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 지어내는 말/ 따를 수 있을소냐/ 들은 척도 말 것이지/ 그러려니 말 것이지/ 없는 말 지어낸 사람/ 얻을 바 무엇이랴/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이/ 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 말음이 좋아라”우리나라 속담에도 말 많은 것은 `과부집 종년`이란 말이 있다. 과부집에서 심부름 하는 계집종은 바깥소문을 들어서 집 안에 들어오고 집안의 일을 밖에 나가 이야기하게 되므로 말이 많다고 하여 이르는 말이다. 귀 소문 말고 눈 소문 하라. 이 말은 귀로 듣고 소문내지 말고 눈으로 보고 소문내라는 말이니 실지로 보고 확인한 것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발없는 말이 천리 간다. 비밀로 한 말도 잘 퍼지니 말을 삼가라는 뜻이다. 영국 격언에도 헛소문과 거질말은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좋은 말은 백리 가고 나쁜말은 천리간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