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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구조 및 공공교통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0-18 23:26 게재일 2011-10-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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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필자는 10여년 동안 로스앤젤리스에 거주했는데, 이 도시는 다양한 산업과 문화시설이 존재하는 미국 서부의 중심도시로서 자체 인구는 400만 정도이지만 대도시권 인구는 1,200만으로서 150여개의 소도시로 형성되어 있다. 이 로스앤젤리스에는 그 유명한 헐리우드가 있어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전세계 어린이들이 방문하기를 원하는 디즈니랜드가 있다.

이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의 썬벨트(Sun Belt)로서 말리브, 산타모니카 등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백두산 만큼이나 높은 앤젤리노산맥과 긴 계절 이용 가능한 빅베어 스키장이 있다. 또한 이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몰려있어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 로스앤젤레스가 있는 남캘리포니아는 웬만한 국가 보다 더 큰 인구와 경제력을 지니고 있지만, 땅도 매우 넓어서, 중심부의 로스앤젤레스시 만해도 서울의 3배 정도이며, 이를 포함한 로스앤젤레스카운티는 서울의 10여배는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곳은 땅이 넓고 도시들이 넓게 흩어져 있는 탓으로 시민들은 대부분 자신의 차를 운전해야하며 공공교통은 매우 불편하다.

미국 동부의 뉴욕이며 보스톤만 해도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발달되어 자기차가 없어도 출퇴근과 볼일 보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보아지는데, 로스앤젤리스의 경우는 자기차가 없으면 모든 게 힘들어진다. 로스앤젤리스에서 자기차가 없다는 것은 `신발이 없는 것`이라고 비유하는 것처럼, 공공교통이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낙후된 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은 전철과 버스 등 공공교통기관이 잘 발달되어 있다. 사람들이 자가용 운전을 선호하기에 교통문제가 크게 대두되기도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살고 있는 포항의 경우는 인구가 52만에 지나지 않지만, 땅의 면적은 서울의 1.8배에 해당하며 공공교통이 매우 취약하다.

포항은 우리나라에서 일인당 차량 보유대수가 가장 높은 도시라고 하는데, 이로 인하여 일인당 화석연료의 소모량도 높을뿐더러 대기오염도 심각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들로서는 차량유지에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공공교통이 발달되어야하고,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압축도시 및 역세권을 중심으로한 도시구조의 형성과 공공교통 구축을 위해 노력함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포항은 아직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도시화지역 내지 주거지역이 넓게 확산되어 있어 공공교통의 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다른 도시들도 그러한 것처럼, 포항도 자연적인 성장에 의해 발달되어왔고 체계적인 도시계획 수립 및 성장관리의 역사가 짧다. 또한 성장과 확산이 도시발전의 비전으로 여겨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의 도시들도 이에 대한 자각이 싹트고 있다. 성장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그 이상 중요함을 알게 된 것이다. 현재 동빈내항을 중심으로 한 도심재개발 사업이 시작되고 있고, 교외에서는 영일만항 배후단지, 장성·양덕 아파트단지 개발, 신포항역 역세권개발 등 다양한 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사업들이 좀 더 압축된 형태로 체계적으로 진행됨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공공교통 내지 대규모교통기관의 개발과, 이들 정거장을 중심으로한 역세권개발도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도시구조의 개편 및 공공교통 개발사업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10년, 20년에 걸쳐 꾸준한 노력 속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내외 상황분석 및 예측에 바탕을 둔 도시개발 비전의 수립, 인구예측, 도시구조 및 토지이용 등에 관한 전략들이 중장기적으로 수립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틀 안에서 압축도시 및 공공교통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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