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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고향 어르신들 모습 보며 보람느껴”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1-10-17 21:58 게재일 2011-10-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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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부동산 그룹장 문경출신 이병철

국내 최초의 부동산 금융회사를 잇따라 설립해 운영했고,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함께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를 꿈꾸는 CEO가 있다. 바로 문경시 가은읍이 고향인 이병철(43·사진) 하나은행 부동산그룹장이다.

지난 2001년 설립한 국내 1호 자산관리회사 `JW에셋`이 건설교통부에서 제1호 리츠(REITs) 인가를 받으면서 그는 `국내 부동산 자산관리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어서 2004년에는 개인회사로는 첫 부동산신탁회사인 `다올신탁`으로 업종을 바꿨다. 지난 1991년 신탁법과 신탁업법을 기반으로 최초의 신탁사가 설립됐으며, 기존의 한국토지신탁·대한부동산신탁 등은 모두 공기업 자회사였다.

지난 2006년 하나은행 등과 함께 첫 부동산자산운용사인 다올자산운용도 설립한 그는 지난 해 또 한번 국내 최초 기록을 세웠다. 자신의 소유였던 다올신탁의 지분 대부분을 하나금융그룹에 넘기고 자신은 `하나다올신탁`의 최고경영자가 됐는 데, 국내 금융지주회사 CEO 가운데 2대 주주 신분을 갖고 있는 것은 그가 유일하다.

수줍은 미소와 함께 기자를 맞은 이병철 부동산그룹장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국내 최초 리츠 설립… 고향마을 1사1촌 자매결연

“장래 최고 부동산기업과 경쟁할 회사 만들고 싶어”

-이력을 보면 국내 최초 리츠 설립, 최초의 은행 공동출자 신탁사 설립 등 유난히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 이유가 무엇인가.

◆부동산금융시장에서 해외에는 있으나 국내에 없는 상품, 새로운 금융구조를 만들다 보니 국내 최초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부동산업계에 뛰어들게된 계기는.

◆무연탄광업소를 하던 부친의 사업이 기울면서 월급쟁이가 아닌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IMF 직후인 1999년도에 정우앤컴퍼니란 부동산 부티크를 만들어 부동산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그 때 수많은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들이 국내에 진출해 국내의 자산들을 헐값에 사들여 큰 돈을 벌었다. 그 회사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국내파중에서도 대항마로 활동할 수 있는 회사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설립한 회사는 어떻게 키웠나.

◆정우앤컴퍼니 설립직후 한국까르푸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대신 땅을 사주고 건축인허가와 공사입찰을 발주해 주는 대행사를 찾고있었는데, 거기에 대행사로 선정돼 4년동안 대행하면서 회사를 키워나갔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비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어떻게 극복했나.

◆다올부동산신탁과 다올자산운용을 설립해 키울때 까지 힘든일이 참 많았다. 자본금 100억원짜리로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3개 은행을 주주로 영입해야 했는데, 공신력을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처음에는 부동산업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기에 국토부 산하 리츠회사를 설립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돈벌이가 시원찮았다. 다시 금융위산하의 부동산 신탁회사로 넘어왔고, 그 뒤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공신력 있는 주주들이 있어야 정부에서 금융회사 인가를 내주니까 투명하게 경영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다른 선택이 별로 없었다. 이 길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절박하게 일해왔다.

-하나은행에 다올부동산신탁 지분을 대부분 매각할 때 반대의견이 많았다고 들었다.

◆잘나가는 회사를 왜 파느냐,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큰 아들이 10살인 데 큰 아들보다 더 오랫동안 키운 회사를 판다는 게 힘들었고,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금융대기업의 리스크 관리 기법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나은행 부동산그룹장으로서 1년여 일해본 소감은.

◆개인회사를 경영하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영업에만 포커스를 맞췄지만 계열사 사장으로서 업무영역이 넓어졌다. 부동산 투자나 대출을 할때 평가위원회를 하는데,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투자금을 잃지 않고 손실을 사전에 막기 위한 준비 조사, 의사결정 밸츠스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면서도 좋은 가르침이고 배움이다.

-하나다올신탁을 소개한다면.

◆금융그룹에는 부동산 부문이 산재해있다. 즉, 하나은행 안에도 부동산이 있고, 하나대투증권에 부동산본부, 부동산신탁은 인수(다올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를 운영하는 자산운용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모아서 매트릭스조직으로 해서 부동산그룹을 만들었다. 투자하는 업무부터 대출, 증권에서 하는 유동화, 사업개발 신탁하는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 운용하는 자산운용을 원스톱으로 하는 회사며, 3개층에 160명이 모여서 일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건설은 침체기다. 금융·설계·감리업계 등도 모두 어려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하나은행 부동산그룹은 해외부동산가치 하락에 눈을 돌려 샌프란시스코 빌딩 웰스파고은행이 쓰는 건물중 가장 큰 건물을 하나금융펀드로 3억3천만불로 매입했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말레이시아 시장에 오피스빌딩을 3개 사들였다. 하나은행 PF대출도 3조8천억에서 2조8천억으로 끌어내렸다. 신용등급 낮은 자산은 매각하고, 우량화시켜왔다. 국내에서는 3천억원을 들여 여의도하나대투증권 빌딩을 매입해서 6.5%로 VIP고객에게 판매했다.

-고향마을과 결연을 맺어 돕고있다고 들었다.

◆고향마을에 가면 부모님이 계시는데, 농협에서 1사1촌 결연운동을 벌이는데,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왔길래 시작했다. 매년 어버이날 마을 잔치하고 식사대접을 해 드리고, 매년초 보름날 어른들 식사를 대접하는 잔치를 하고있다. 최근에는 마을회관에 노래방 기계가 필요하다고 해서 넣어드렸더니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셔서 보람을 느꼈다.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며 털어놓자면 어릴 때 꿈은 정치를 하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됐다.

-향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 이제는 `최초`보다는 하나금융그룹의 부동산사업그룹을 국내 `최고`는 물론이고 해외 유수의 부동산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저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년 2~3월이면 은행에서 하기 힘들었던 선진국의 종합부동산회사에서 하는 규모와 업무영역까지 아우르는 종합부동산회사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이력

1969년 문경시 가은읍출생. 가은초등·중등학교, 서울 태릉고등학교 졸업, 고려대 경영학과 중퇴. 1999년 정우앤컴패니 사장, 2001년 JW에셋 대표이사, 2004년부터 다올부동산 신탁 대표이사, 2006년 다올자산운용 설립, 2010년 3월 하나다올신탁대표 겸 하나은행 부동산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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