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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의 퇴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10-13 20:43 게재일 2011-10-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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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교육에 있어서 가정이나 학교에서 시행되는 인성교육에 문제성이 많다는 것이다. 인성(人性)은 사람의 성품을 말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사고 태도 행동 등의 특성을 말한다. 인성교육이 실종되었다는 말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국민적 여론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무조건 `이대로는 안된다`고 한다. 교육현장의 소리를 들어보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들이 있다. 한 학부모가 날마다 학교에 찾아와 `아이가 학원에 갈 시간이 부족하니 청소와 종례시간을 빼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일단 그런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아했지만 더 당혹스러운 것은 학부모의 당당한 태도였다는 것이다. 몇 해 째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는 한 교사의 충격적인 목격담이 있다. 여럿 아이들이 함께 간식을 먹다가도 공부 못하는 아이가 먹던 그릇에는 손대지 않는 일부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인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조금 전까지 사랑을 외치고 함께 공유하는 교리를 배운 아이들 사이에서 배움과 실천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이 앞서고 공교육이 무시되고 있는 곳에는 성적 경쟁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내려오면서 공부 잘하는 것이 선(善)이고 공부 못하고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악(惡)이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성적 중심의 공교육에 염증을 느낀 한 학부모가 초등학교 자녀를 협동을 중시하는 대안학교에 보냈지만 경쟁에 길들여진 아이가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한다. 자치활동 시간 인성교육을 가르치는데 아이들은 기본적인 상식의 문제, 양심의 문제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와 오히려 교사가 현기증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도덕시간에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교훈의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되레 `진도 나가요, 자습시켜 주세요`하면서 경청하기를 싫어한다고 한다. 교육이 거꾸로 가고 있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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