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신경주역이 포항과 경주의 중간지점쯤 되는 건천에 위치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은 경주에 크게 치우쳐 있다. 경주가 지리적으로 경부 축에 가깝고 많은 수도권 관광객들이 이용할 것이기에 그러한 결정이 이해가 간다. 포항인들로서는 경주가 한 생활권의 형제도시임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신경주역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고속화도로상에 포항방향에 대한 이정표가 몇 개 더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요즈음 세계 각국에서 신경쓰고 있는 것이 공공교통(Public Transit)의 개발이고 교통거점 중심의 개발(TOD, Transit Oriented Development)이다. 도심부는 압축도시 개념 하에 밀도 있게 개발이 되고, 부도심이나 교외거점들은 정거장을 중심으로 밀도 있는 개발을 권장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 정거장 중심의 역세권에 거주하며, 좀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은 자전거나 차를 몰아 정거장에 와 주차를 하고 공공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파크 앤 라이드(Park and Ride)`라고 부르고 있다.
독일의 환경수도로 알려진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가 있다. 남부 최대의 삼림지대인 흑림 인근에 위치한 인구 20여 만의 이 도시는 대학도시이자 관광휴양지로 독일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이 놀라는 것 가운데 하나가 편리한 대중교통체계이다.
이 도시의 교통체제는 `자전거와 자동차의 공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상 경전철 노선의 확충, 시내버스 노선의 정비, 자전거 도로망의 확충, 보행자 지대의 설치, 도심지 자동차 노선의 축소 및 진입 제한, 도심지 주차요금의 인상 등의 시스템을 정비해서 시민들의 대중교통 및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했다.
이 도시의 교통혁명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파크 앤 라이드`이다. 이를 통해서 시외 역 인근에 주차장을 조성해 놓고 시외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승용차를 주차해 놓고 전차나 버스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1984년 독일 최초로 도입되었는데, 시민들은 프라이부르크를 중심으로 14개 운수업체 90여 노선이 참여하는 약 3천㎞에 걸친 철도, 버스, 노면전차 등 공공교통을 1개월에 약 4만원 하는 `지역환경카드`를 구입하면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포항이나 경주는 로스앤젤리스나 서울과 같은 `다핵도시`가 아니지만, 중소도시 나름의 대내 교통량 소화를 위해서 그리고 인근 도시와의 네트워크 개발을 위해서 공공교통의 개발과 TOD개념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당연히 `파크 앤 라이드`도 필요하다.
포항시를 본다면, 전통적인 도심이 있고, 부도심으로 흥해, 오천, 장성/양덕 등이 있고, 하위 부도심으로 구룡포, 연일, 달전, 신항만, 월포 등이 있다고 보아진다. 이들을 연결하는 버스교통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가까운 장래에 경전철이나 모노레일 등이 이들 부도심들을 도심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신경주역, 포항역, 월포역 등은 광역적인 네트워크 속에 통근객만이 아니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상업, 회의, 숙박시설들이 집약적으로 설치돼야 할 것이다. 수도권이나 다른 대도시권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쇼핑도하고 회의도 할 수 있으며, 포항시민들은 이곳으로 차를 몰고 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른 도시로 볼일 보러 갔다 올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