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쇼 시작전인 오후 7시 부터 이 명성을 듣고 온 사진작가들은 이미 `목` 좋은 곳에서 진을 치고 있다.
황룡사 9층 목탑이 투각으로 표현된 거대한 경주타워의 실루엣을 비추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명에 장엄한 음악이 깔리자 관중들은 “와~”하는 환호와 함께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들고, 사진작가들은 렌즈 초점 맞추기에 분주하다.
7시 30분. 경주타워가 반으로 갈리며(착시현상에 의한) 투각으로 새겨진 황룡사 9층탑이 양각의 탑처럼 부각 된다. 이내 탑을 형성하고 있는 입체 블록들이 춤을 추면서 경주타워의 형상은 사라진다. 플립시계가 거꾸로 감기고 성덕대왕신종의 장중한 울림이 탑을 감싸면 시공간을 초월한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지붕 없는 노천 4D 라이드 극장에 있는 느낌이다.
실크로드를 따라 전파된 찬란한 신라 문화의 경로를 되밟아 가다보면 어느새 서라벌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침략한 몽골군의 방화로 세계 최고(最高)의 목조탑, 신라의 상징과도 같은 황룡사 9층목탑이 불길에 휩싸여 무참히 사라진다. 관람객의 심금을 울리는 이 장면은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 중에서도 최고의 하이라이트.
재로 변한 서라벌. 신라인의 눈물이 구슬픈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신다. 시련의 시간이 지나고 신라인의 기개와 부흥을 상징하는 조익관이 경주타워를 휘감고 힘찬 날개 짓을 하며 신라의 부활을 깨운다. 황룡사 9층 목탑이 복원돼 경주타워와 오버랩 되고, 다음 시대로 진화해 가는 신라문화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강렬한 빛이 관람객의 가슴에 각인된다.
7시50분. 거대한 탑이 입체적으로 변신할 때마다 감탄의 함성을 터트린 관람객들. 20분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박수와 갈채를 쏟아내다 쇼가 끝나도 감동의 여운이 남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매일 수천 명의 관람객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 최고의 콘텐츠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가 상영될 때의 풍경이다. 이 쇼는 신라 삼보(三寶)중 하나인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상징건축물 `경주타워`(높이 82미터)에서 펼쳐지는 초대형 멀티 쇼다. 2007년 `경주타워 문라이트 레이저쇼`의 2탄이라 할 수 있다.
/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