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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많이 부는 바람은?

김남희기자
등록일 2011-09-27 21:03 게재일 2011-09-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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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람 보다 中 남서풍 러 북동풍 더 불어

계절별로 풍향 달라

`바람장미`(windrose)로 본 포항지역의 풍향. 막대의 방향은 바람의 방향, 막대의 길이는 바람의 양을 나타낸다. 각각 1990년, 2000년, 2010년 등 10년 단위로 파악한 것이다. `바람장미`는 어느 관측지점의 어느 기간 풍향별 빈도를 방사상의 그래프에 나타낸 것이다. 장미꽃과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포항기상대 제공>

샛바람, 하늬바람, 갈바람, 마파람, 높새바람…

바람은 지표면에 대한 공기의 상대적 운동이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불어오는 방향, 즉 풍향이 다르고 촉감이 달라 우리 조상들은 이름도 다르게 붙였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것은 샛바람, 서쪽에서 불면 하늬바람, 남쪽에서 불면 마파람이라 했다.

샛바람은 이른 아침 동틀 무렵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이라 했다. 하늬바람은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가을바람 또는 갈바람이라고도 불렸다. 마파람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높바람은 높은 데서 부는 바람으로 북풍을 뜻한다고 했다.

그 중 포항에서 유명한 것은 샛바람이다. 특히 포항 호미곶 구만리 마을은 사방에서 바람을 다 받는 곳으로 이름 났다. 이곳에서는 `내 밥 먹고 九萬(구만), 허릿등 바람 쐬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면사무소가 들어선 언덕을 허릿등이라 하는데, 거기가 찬 샛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곳이어서 생겼다는 것이다.

또 이 동네서는 `봄 샛바람에 목장 말 얼어 죽는다`는 속담도 전해지고 있었다. 예부터 나라의 큰 목장이 있어서 그곳 말들에 빗대 봄바람의 차가움을 환기한 말이라 했다.

오랜 세월 사람들 생활에 영향을 끼쳐온 이러한 바람의 방향은 현대 들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도시 생활에 영향을 많이 끼치게 돼 도시계획 등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환경요소가 된 것이다. 북풍이 많이 부는 곳의 북쪽에 공단을 배치했다가는 그 남쪽 온 마을이 오염을 덮어쓸 수 있는 식이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포항에 많이 부는 바람은 동풍일까, 서풍일까, 아니면 남풍 북풍일까?

바다에 접해 있어 흔히 동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포항은 남중국에서 부는 남서풍과 러시아 쪽에서 부는 북동풍을 많이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기상대가 지역 풍향을 조사한 결과 파악된 것이다.

10년 단위로 분석한 그 자료에 따르면, 1990년에는 서풍이 전체 풍향의 25.8%를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그 기간 중 여름철인 6~8월 3개월간은 서남서풍이, 9월 한달간은 북북동풍의 빈도가 높게 나왔을 뿐, 그 외에는 서풍이 눈에 띄게 많이 분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뒤인 2000년에는 포항의 바람 방향에 변화가 생겼다. 여전히 서풍 계열의 바람이 많긴 했으나 남서풍 비중이 놀랍게 커졌다. 전체 풍향의 19.7%를 차지할 정도였다. 다만 8월과 9월에는 북풍이 상대적으로 많이 불었다.

다시 10년이 지난 2010년 포항에는 대체로 남남서풍이 많이 불었다. 1월부터 4월까지 남서풍이, 5월부터 9월까지는 남남서풍이 많이 불었다는 것이다.

풍향별 평균 풍속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연중 북-북동풍 계열의 바람과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강하고, 남동풍 계열의 바람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에는 남동풍과 남서풍이, 가을에는 북동풍이, 겨울에는 서풍 계열의 바람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기상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바다와 인접해 있어 동풍이 많이 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통계적으로 포항은 남서풍과 북서풍의 영향을 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압계의 배치에 따라 지배적인 풍향이 달라지는데 포항은 주로 봄과 여름 장마철 사이에는 오호츠크해 고기압, 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을과 겨울철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서풍과 북서풍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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