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우리사회에 `서로 친절하자. 친절봉사기간`등 표어가 남발한 일이 있었다. 그야말로 친절캠페인 속에 우리는 생활해 왔다. 친절은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답고 고분고분한 성미를 말한다. 친절한 벗의 선물은 아무리 사소한 것 일지라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친절한 마음씨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릇이 큰 사람은 남에게 호의와 친절을 베풂을 자기의 기쁨으로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가 남에게 의지하고 남의 호의를 받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친절을 베푸는 것이 우월의 상징이며 그것을 받음은 열등의 표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라별 친절도를 계량화 했을 때 한국은 OECD 국가 34개국 중 하위권인 21위라 한다. 한국인은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신뢰도는 어떤가. 30개국 가운데 25위, 왜 이럴까. 원인은 무엇일까?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친절하고 신뢰도도 높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해도 우리의 민족성 탓인지 친절하지 않고 나눔과 봉사에도 다소 인색한 것 같다. 잠시 일본과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짓눌린 사람은 친절할 수 없다고 한다. 스스로 여유롭다 믿지 못하는 사람은 나눌 수 없다. 마음이 열려 있지 않는 사람은 봉사할 수 없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우리의 교육은 경쟁에 익숙했다. 어려운 살림에서 근면 검소하면서 살아온 세대들에겐 가족이 전부였으며 앞만 보고 살아온 어른들에겐 삶의 여유, 생각의 여유조차도 궁색하게 살아왔다. 파스칼은 “자기에게 유익할 때만 친절하고 그렇지 않으면 낯설게 대한다. 슬기로운 자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어질게 대해야 한다. 어진 마음 자체가 나에게 따스한 체온이 되는 까닭이다”라 했다. 사람이 친절한 태도로 타인에게 끼친 유쾌함은 자기에게 다시 되돌아오며 가끔 이자까지 붙여서 되돌아 오는 경우도 있다. 친절하자. 친절은 햇빛이며 그 속에서 미덕(美德)이 자란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