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을 걱정하고 둥지에 두고 온
새끼를 걱정한다
날 수 있다고 함부로 날지 않고
함부로 떠나지 않는 매를 생각한다
바람에 별들이 흩어지는 날
날기를 주저했던 기억이 사라진다면
바람도 천둥도
어느 날엔가는 둥지도 없이
하여 어느 날엔가는 착륙하지 않는 날개가 되리라고
나는 매처럼
두 깃에 서린 근육의 두께를
생각한다
착륙하지 않는 비상(飛翔)에 대한 열망과 날기를 주저했던 일상에 대한 애착, 이 두가지 가운데서 갈등하는 매를 형상화한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한 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열망으로 들끓는 이상과 버릴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애착 사이에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기로에 설 때가 있다. 이것들은 어느 한 쪽도 버릴 수 없는 것이며 우리의 삶의 의식을 고양시켜주는 두 힘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