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알려주는 기록은 없다. 소 먹이러 간 아이들이 심심해 즉흥 놀이로 시작했으리라 짐작될 뿐이다. 그러다 규모가 커져 마을 혹은 씨족단위로 번져 가세(家勢) 또는 족세(族勢) 과시의 장으로 발전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전국에서는 11개 소싸움대회(축제)가 열린다. 대부분 연중 한 두 차례 시기를 정해 5일 정도 기간에 리그전으로 치러진다. 전체 11개 대회 중 6개가 경남에서 열리고, 전라도서 2개, 경북·대구·충북에서 각 1개 열린다. 경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경북에서는 청도 것이 유일한 대회다. 입상 순위별로는 상금이 주어진다.
시기별로 보면 봄·가을로 열리는 것에 진주소싸움대회(5월·10월)가 있고, 봄에 열리는 것에는 △함안소싸움대회(4월. 5일간) △의령소싸움대회(5월, 5일간)가 있다. 그 외에는 가을에 열린다. △청도소싸움대회 △대구달구벌축제 소싸움대회(9월·5일간) △창녕소싸움대회(9~10월, 5일간) △창원소싸움대회(10월·5일간) △김해소싸움대회(11월·5일간) △정읍소싸움대회(10월·5일간) △보은소싸움대회(10월·5일간) △완주소싸움대회(9월·5일간) 등이 그것이다.
저 여러 대회 중에서는 진주소싸움대회의 역사가 가장 오래 됐다. 신라가 백제를 이긴 전승 기념잔치에서 비롯된 후 고려 말부터 진주를 중심으로 민속놀이로 정착됐다는 것이다. 현대 들어서는 1971년부터 전국대회로 자리잡았다.
경북에서 유일하면서도 청도소싸움의 역사는 깊지 않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년 전이다. 싸움소를 기르던 농가들이 `청도투우협회`를 조직하고 1990년 영남민속투우대회를 연 것이 처음이다. 이 대회는 1995년 전국민속투우대회로 발전해 1998년까지 지속됐다. 1999년엔 청도소싸움축제로 명칭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그해엔 문화관광부 지정 `한국의 10대 지역문화 관광축제`로 선정됐다.
이런 여러 소싸움대회는 모두 잠깐 축제 형태로 열리는 행사다. 하지만 근년 들면서 그런 일시 행사를 뛰어넘어 소싸움을 상설대회로 격상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처음으로 2001년 매주 토요일 상설 소싸움 경기를 시작한 진주가 첫 주자였다.
그 뒤를 이은 게 이번 청도 상설소싸움이다. 하지만 청도소싸움은 진주 것과는 또다르다. 경마 처럼 복표를 사서 돈을 걸 수 있는 형태로 한단계 더 진화했다. 지금으로서는 세계 유일의 투우사업이라 볼 수 있다.
청도상설소싸움은 2003년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설립되면서 구체화됐었다. 경기장도 2007년에 완공됐다. 2010년 12월31일에는 사업에 조건부 승인이 났다. 그리고는 지난 3일 첫 시합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정철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