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곳저곳 다녀보면 그런대로 많은 이가 찾는 것 같으니, 어느 정도 장사는 되는 것 같아 보인다. 임대료 등을 생각하면 아직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차차 인구가 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게 되면 그런대로 차별화된 `멋진 커피집들이 있는 거리`가 될 것 같다.
요즈음 `원가에 비해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 `거품이 너무 크다` 등등 매스컴의 타겟이 되기도 하지만, 커피집의 고급화와 다양화는 이 중소도시에서도 지속될 것 같아 보인다.
필자가 처음 커피 맛을 보았던 것은 초등학교 2~3학년 시절로 기억되는데, 서울에서 잠시 시골학교로 전학와서 우리 집에 머물던 친척형의 커다란 머그잔 커피를 한 모금 얻어 마셔본 것이다. 몇 년후에는 우리 집에도 커피와 코코아를 비치해 놓게 돼 형과 누나를 따라 커피와 설탕을 비비고 뜨거운 물을 붇던 방식대로 쓰면서도 달콤한 커피를 한두모금씩 맛보았었다.
그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가끔씩 친구들과 다방에 가게 되면 조그만 커피잔에 반이나 찼을까, 작은 양의 커피에 설탕을 세 스푼 반씩 넣어 마시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커피맛보다 설탕물 맛에 커피를 마셨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커피 맛을 알게 된 것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다. 아침 일찍 직장에 출근하면 우선 하는 일이 미국인 친구들과 길 건너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잔과 베이글 한 조각을 주문하는 것이다. 나는 그 당시 좀 부드러운 `모카자바`, `수마트라` 등을 즐겨 마셨는데, 잔이 워낙 크기에 오전 내내 마셔가며 일하곤 했었다. 커피를 마셔야 졸지도 않고 일의 능률도 오른다고 생각했었다.
커피의 기원은 라틴아메리카라고 한다. 안데스산맥 언저리에서 양치는 목동들이 발견한 것은 양들이 가끔 열매를 뜯어먹고 흥분하는 듯 한 야생 커피나무였다. 이를 이상히 여겨 자기들도 씹어보니 힘도 나고 흥분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후에 유럽인들이 이를 자기나라로 가져가 현재의 커피로 개발되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이러한 커피열매들은 품종도 다르고 품질도 천차만별 이었는데, 지금은 세계 각지의 커피농장들이 가장 좋은 품종들을 이식하게 돼 품질의 차이 보다는 어떻게 볶느냐 혹은 어떠한 향료를 섞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드립식 커피와는 달리 봉지커피, 즉 커피믹스로 세계에 수출되며 위세를 떨치게 된 것이 커피생산국이 아닌 우리 한국산 커피이다. 요즈음은 `아저씨 커피`로 불리며 원두커피와는 차별화돼 있지만, 필자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이 커피믹스에 길들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주 편하고 값싸게 한잔할 수 있는 것이 커피믹스다.
커피시장은 다양하다. 몇백원짜리를 커피믹스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4~5천원짜리 이상의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커피도 커피지만 커피집이 주는 분위기를 즐기기도 하는 것이리라. 필자도 가끔 서울 등 대도시에 볼일을 보러 갔을 때, 멋진 커피숍 창가에 앉아 커피 맛에 그리고 창밖 대도시 분주함에 취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커피숍이 많아지는 것, 이것은 시민의 주요 기호품으로 자리 잡아가는 수요공급측면에서의 당연함이지만, 도시민의 휴식을 위해서도, 도시의 장소성 제고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 같다. 창밖 풍경이 아름다운 멋진 커피숍, 오랜만에 친구와 수다를 떨고 싶은 짙은 커피향의 아늑함이 좋다. 거리 풍경이 너무 평범한 이 도시에서 이색적인 빌딩 화사드(Facade)와 함께 랜드마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재가 이 커피숍들이라고 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