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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전쟁의 아들이다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9-02 21:13 게재일 2011-09-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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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개하여 성을 내는 것을 분노라 한다. 기독교 교리에 보면 화를 잘 내면 말썽을 일으키고 골(한때 벌컥 성이 나는 기운)을 잘 내면 실수가 많다. 짜증을 부리며 조급하게 굴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이나 짜증을 부린다. 함부로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용사보다 낫다. 제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은 성을 탈취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로 성서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몽테뉴의 `수상록`에 보면 분노는 기묘한 용법을 가진 무기다. 다른 모든 무기는 인간이 무기를 이용하지만 분노라는 무기는 반대로 인간을 사용한다고 했다. 분노의 범위는 시간상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분노를 무서운 것이라 생각할 것이 아니라 경멸하는 마음으로 취급해야 한다. 노하는 원인과 동기에는 피해에 대한 감수성의 예민이다. 아무도 피해를 받았다고 느끼지 않는 이상 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욕은 피해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아니 그보다 더 노여움을 격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성 속에서 모자라는 부분의 것의 보충을 분노로써 하는 것이다. 화를 내는 사람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손해를 보는 것은 노기(怒氣)는 일시적인 광기라서 스스로 분노를 제압하지 못하면 분노가 반대로 그대를 제압하기 때문이다. 옛 성현들의 말씀이 골이 나거든 무엇인가 말하든가 행하기 전에 열까지 세어라. 그래도 노함이 그치지 않거든 백까지 세어라. 그렇게까지 해도 안되거든 천까지 세어라.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분노는 타인에 대하여 유해하지만 분노에 휩싸인 당사자에겐 더욱 유해하다”고 했다. 인간의 노여움은 명예심에서 오는 것이다. 명예심은 개인의 의식과 불가분의 것이다. 노여움에 있어서 인간은 무의식적이지만 자기가 개인이라는 것-독립적인 인격이란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는 것에 노여움과 윤리가 숨겨져 있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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