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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감정이다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9-01 22:56 게재일 2011-09-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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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라면 웃음은 거기에 걸려있는 무지개이다. 육체에는 술, 정신에는 웃음이란 말이 있듯이 웃음은 인간의 본능이다. 웃음은 인간의 고유한 것인데 생각하는 동물로서 웃음을 아는 건 인간밖에 없다. 웃음과 눈물을 함께 가진 동물이 사람 아니고 또 있을까? 웃음과 눈물은 같은 감정의 바퀴를 돌리게 돼 있다. 그러나 하나는 풍력을 사용하고 또 하나는 수력을 사용하는 데 지나지 아니한다. 일본 속담에 “웃는 얼굴은 화살이 비켜 가고 화가 난 주먹도 웃는 얼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소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미소는 우리를 푸르게 한다. 아침 햇살이 이슬을 말리듯 미소는 우리의 눈물 방울을 없애 준다. 사랑의 눈길만이 볼 수 있는 부드러운 의미를 가진 미소가 있다. 소설가 정비석은 “아무도 모르게 나에게만 빙그레 웃어 보이던 그 아리따운 웃음, 황량한 사막에 외롭게 피어난 한 떨기 꽃송이처럼 온 세상의 아름다움을 한 몸에 차지한 듯이 거룩하도록 아름답던 그 웃음은 깊이 잠들었던 나의 영혼을 황홀하게 뒤흔들어 깨워주는 것만 같았다”고 했다. 웃음이란 몸 전체가 즐거워지는 감동이며 그 감동은 주로 있는 그 자리에서 표현되는 것이다. 웃음은 겸손할 때 그것이 자만심에서 나온 것이 아닐 때는 눈물보다 슬기롭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웃음이 긴장의 해이가 될 수 있고 울음이란 흥분에서 생겨나는 배설이라 한다. 그래서 웃음이란 것은 완전히 평온하고 흔들림 없는 정신 표면에 떨어지지 않고서는 그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무관심이란 것이 웃음의 필연적인 조건이 되는 경우도 있다. 웃음에도 층이 있고 종류가 있다. 웃음이란 사람에 따라서 상식을 토대로 한 감정의 나타남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지는 감정도 달라진다. 웃음은 목적이 아니고 부산물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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