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는 고령지역에서 지금까지 조사된 가마터 유적을 중심으로 대가야 토기부터 조선시대 백자에 이르는 고령지역 도자기 문화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돼 일반인들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걸작 미술 공예품 위주의 토기와 자기 등을 전시해온 기존의 전시 패턴을 벗어나, 비록 못생기거나 깨진 파편들이지만 그 제작과정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꾸며져 더욱 눈길을 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부터 국가 사적으로 지정될 만큼 유명한 고령군 성산면 기산리 및 사부리의 분청자 도요지(사적 71호, 72호)의 출토유물 수 천 점이 실물 크기로 재현, 가마 속에 그대로 전시함으로써 야외 유적에서도 볼 수 없는 조선 초기 가마의 작업 모습을 실감할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고령의 분청자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전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기록돼 전한다.
점필재 김종직의 아버지인 김숙자가 고령현감으로 재임할 당시 고령의 도자기를 한양에서 귀족들이 가장 애호하는 것으로 부흥시켰다. 전국에서 최고 품질로 인정받던 경기도 광주와 남원의 자기를 앞질렀던 사연도 역사기록으로 전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15세기 후반 경기도 광주에 분원이 설치되기 이전에는 고령지역이 분청자와 백자 등 도자기 생산의 최대 메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대가야박물관은 2005년 개관한 이래 지금까지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매년 기획전시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벌써 제9회째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전시는 옛 고령 사람들이 사용했던 그릇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됐는지를 알려주는 작지만 알찬 전시”라며 “앞으로도 참신한 기획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