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뤄
이렇게 출렁이느뇨
사라져선 맨 얼굴로
다시 또 굽이쳐 와
장미꽃 다발 소낙비로
멀어지면 곧잘
강줄기 피울음을 토하느냐
다가와
사려 뭉친, 웅숭깊은 사연들을
부러져야 그때 또 다시 풀어놓는
숙명인 듯 번득이다
폭발하는 섬광이다가
또, 한 가닥 물빛 한숨이 되는
무너진 옛 고대국가의 터전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시인의 가문과 뼈대, 존재의 자부심이 스며있는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어떤 힘, 물결쳐오고 굽이쳐오는 그 무엇이 있어 쉬 잠 들지 못하게 하고 강줄기 피울음을 토하게 하는가. 놀라움과 오묘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