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그리움은 사랑인가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8-22 21:27 게재일 2011-08-22 19면
스크랩버튼
사랑하며 간절한 생각으로 그리는 마음을 그리움이라 한다. 그러면 과연 그리움은 사랑인가, 아니면 병(病)인가. 아마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리움, 그것은 떠나 있어야 더욱 절실해지는 법이라 한다. 청마 유치환의 `그리움`에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긴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 너는 어디에서 꽃같이 숨었느뇨” 그리움의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이요 만나고 싶은 사람이며 보고 싶어도 보고 싶은 사람이다. 김소월의 시에도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그리고 `먼 후일`이란 시에서도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라 했다. 그리움이 충족되지 아니하면 상사병에 걸린다.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몹시 그리워해 생기는 병을 말하며 전설에 의한 상사화(相思花)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여름에 연붉은 자주색 꽃이 피고 꽃이 필 때 잎은 이미 말라버린다. 산과 들에 피는 꽃인 관상용이지만 꽃과 잎은 서로 절대로 만나지 못한다는 운명의 꽃이다. 사랑이란 우리들의 혼의 가장 순수한 부분이 미지의 것에 향하여 갖는 성스러운 그리움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반가운 일은 없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송지영의 `그리움이 밀려오는 창가에서`라는 글에 “그리움은 옷자락에 묻은 땟자국과 같다.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땟자국, 몸과 마음에 배어있는 자취들이 그리움으로 나타날 때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향수의 조각이라 한다. 상사일념(想思一念), 백운고비(白雲孤飛), 모두다 그리움의 표현이다.

/손경호(수필가)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