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찬란한 역사를 지니고 있었지만, 한때 중국에 밀려 나라의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다가 1921년 `러시아`의 도움으로 독립을 이뤘다. 현재의 인구는 300만인데 130~40만 정도가 수도인 울란바타르에 몰려 살고 있다. 몽골인들은 대개 전통적인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고, 일인당소득도 1천달러에 못 미칠 정도로 낮은데, 요즈음에는 많은 이들이 목축을 그만두고 울란바타르로 이주하여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다.
몽골의 영토는 한반도의 7배에 이르는데, 구리, 석탄, 금, 석유 등 자원대국으로, 광물가격이 급등한 2000년대 이후 국가의 재정이 매우 좋아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산들은 외국회사들이 개발권을 지니고 있다.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도시 울란바타르는 불황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많은 새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었다. 과거의 건물들은 러시아 스타일의 중후함이지만, 요즈음의 건물들은 높고 유리로 치장되어 있는,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여름에는 냉방비가 많이 들 것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디자인들이라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도시가 온통 판자촌이다. 대로에서 조금만 발을 들여놓아도 쓰레기와 먼지투성이의 골목들이고, 상수도가 없어 시정부에서 동네마다 물집을 지어 물을 차로 실어 나르면, 주민들이 물통을 들고 가서 1통에 150 투그릭(1원=1.15 투그릭)씩 내고 사먹어야 하는 곳이다. 폐수처리시설은 아예 없다.
도시가 크게 확산되어 있고 대중교통이 제대로 발달되지 못한 탓에 울란바타르 시민들은 제각기 차들을 지니고 있다. 벤츠 등 좋은 차들도 있지만 대부분 매연을 내뿜는 낡은 차들이다. 울란바타르 도심부에서 자동차 평균 속도가 20㎞/hr에 지나지 않고, 하루 평균 교통지체로 인한 공회전 시간이 46분이라고 한다.
다음날은 우리 연구팀과 그곳 대학 및 정부기관과 심포지엄이 있는 날이다. 아침 9시30분, 팀리더인 필자가 인사말로 심포지엄을 시작하였다. 울란바타르市 부시장이 인사말과 함께 울란바타르시의 전반을 소개하였고, 재정경제대학의 박사 수료생의 울란바타르의 교통, 그리고 몽골과학기술대 교수의 울란바타르 도시화에 관한 PPT발표가 있었다.
오후에는 법률대학원 교수인 제임스 데이비스가 회사의 파트너십에 관해서, 재정경제대학의 교수가 울란바타르의 빈곤과 주거문제에 관해서 강의했다. 또한 몽골국제대학의 한국인 최교수가 교통망중심개발(Transit Oriented Development), 그리고 필자가 몽골의 도심재개발 전략에 관해 발표했다.
동행한 기업인들은 자기소개와 함께 몽골건설 시장에 관한 질문과 응답을 참석자들과 함께 진행했다. 이들은 건설노동자의 하루 인건비가 얼마인지, 용접공 보통기술자와 숙련기술자 하루 인건비가 얼마인지, 건물 신축시 1㎡당 비용이 얼마인지 알고 싶어 했다. 그러나 건설노동자/용접공은 하루 15,000 투그릭, 전문 용접공은 초보자 기술자의 10배, 아파트 건설비용은 보통 300만 투그릭에 지어 400만 투그릭에 판다 등 자세하지 못한 대답들이라서, 다음날 건설회사 방문시 좀 더 체크해 보기로 하였다.
이날 울란바타르를 위한 압축도시 및 그린시티 조성, 대중교통 개발, 외국기업 투자 활성화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 됐고, 도시재개발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논의됐다. 무질서한 도심의 재개발을 위해 상가며 주거가 고층으로 지어지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게르지역들을 위해서는 현지개량(Upgrading)과 택지자력개발(Sites-and-Services)이 함께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게르(Ger)는 전통주거이므로 보존할 필요는 있겠지만, 매우 에너지 비효율적이고 대기를 오염시키며, 내부공기의 혼탁도도 높으므로 이러한 문제점 제거를 위한 방안들도 논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