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8시쯤 수성구의 한 아파트 현관 출입구 앞에서 이 아파트 주변의 다가구주택에 사는 서모(4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시내 대형 증권사 직원인 서씨는 자신의 아내 등에게 `관리하는 고객들의 주식이 폭락했고 만기옵션 증권이 하루를 앞두고 폭락해 손실이 컸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겨 자살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폐쇄회로(CC) TV에는 서씨가 엘리베이트를 타고 혼자서 아파트 18층에 내리는 장면이 찍혀 있으며, 경찰은 이로 미뤄 최근 주가 폭락으로 고객 계좌에서 3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속 증권사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옵션거래에서 약 10억원 정도 손실을 본 일이 자살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씨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들은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씁쓸해 하고 있다. 한 증권사 차장은 “지난 일주일간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주가를 보며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동료가 한둘이 아니다”며 “추가적인 불행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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