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라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정끝별 `와락`중)
“그의 시는 떠들지 않고 속삭인다. 기교나 요설, 혹은 억지 이미지를 생산하는 `상상임신`은 없다. 세상의 순하고 연한 것들을 안으로 끌어들여 시어의 뼈와 살로 삼을 뿐이다.”
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 중인 정끝별(48·사진)씨가 30일 경주를 찾는다.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이날 오후 2시30분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정씨를 초청해 예비 문인들인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의시간을 마련한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이화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씨는 88년 문학사상에 `칼레의 바다`등이 당선돼 등단했다.
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된 후 시 쓰기와 평론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성 작가이다.
`자작나무 내 인생` 등의 시집과 `패러디 시학` 등의 평론집을 펴냈다. 현재 명지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씨는 이날 `시(詩)는 어디서 오는가`라는 주제로 3시간여 동안 강의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