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선 전통 사찰음식으로 대구세계육상대회 만찬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입맛을 매료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웰빙식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식습관이 개개인의 몸과 마음 뿐 아니라 사회를 바꾼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수천년간 지혜가 축적된 사찰음식은 종교적 가르침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병든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환경을 살리는 가장 좋은 음식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장과 발효음식을 발달시킨 것이 특징인 사찰음식은 재료가 지닌 본래의 맛과 영양을 최대한 살려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만든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몇해전부터 사찰음식 대중화에 본격 힘을 쏟고 있다. 템플스테이와 함께 불교문화를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하고 우리 전통 문화를 세계속에 알린다는 취지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한국 사찰 음식의 날` 행사를 여는 등 사찰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조계종은 오는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생명과 평화를 위한 음식의 날` 행사를 열고 사찰음식을 선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행사에 맞춰 파리를 방문,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를 홍보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또 내년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파리의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사찰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조계종 총무원 대변인인 기획실장 정만 스님은 14일 “프랑스로부터 초청을 받았다”면서 “내년 5월부터 9월까지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사찰음식을 시연하고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 반응이 좋으면 백화점 내에 사철음식 상설 식당도 열 계획이다.
정만 스님은 “프랑스 사람들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 담은, 변형되지 않은, 그리고 음식에 들어 있는 이야깃거리를 좋아한다”면서 사찰음식이 프랑스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8월27일 개막하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사찰 음식이 소개된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이 대회에 참가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 집행이사 등 1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재하는 한국 전통 사찰음식으로 하는 만찬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해녕 공동위원장 등 조직위 관계자 10여 명은 지난 6일 낮 동화사 양진암을 찾아 사찰음식을 시식하며 외국인의 입맛에 맞을지를 점검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는 “동화사가 대구를 알릴 수 있는 대표적 장소이고 사찰음식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어서 동화사 경내에서 사찰음식으로 만찬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8월25일 동화사에서 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각국 육상선수들과 관계자들을 위해 사찰음식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최근 서울 견지동과 목동에 사찰음식점을 열었다.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만한 메뉴도 개발 중이다.
사찰음식에 대해 알기 위해 먼 이국땅에서 기꺼이 한국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서울 고메 2010`행사에서 스페인, 프랑스 등 국내외 유명 셰프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통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이 실시하는 한국 전통 사찰요리 특강을 실시했다.
사찰 음식 전문가들에 따르면 육식과 가공식품을 줄이고 그 자리에 섬유질이 풍부한 사찰음식을 채우면 자연스럽게 건강이 따라온다고 전해진다.
사찰음식 연구와 대중화를 통해 현대인의 식생활 개선에도 크게 이바지한 선재 스님은 이것을 다`자연의 힘`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난 1994년 간경화로 시한부1년을 선고받았던 선재 스님 역시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으로 병마를 이겨냈다.
“저는 의사가 아니라 몸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찰음식을 통해 우리 몸속 독을 배출하고 병을 없애는 길잡이를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불교에 귀의한 뒤 31년간 산과 들의 자연 재료들로 반찬을 해먹었다는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의 말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