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현장인 구미시의 경우 취수사고로 수돗물과 공업용수 단수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가 극심했다. 멀쩡하던 왜관 철교도 하필이면 6월25일에 맞춰 일부 붕괴됐다.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가공할 자연의 위력 앞에 각종 토목·건축물들이 인간의 얄팍한 재주일뿐이라는 것을 절감한다.
예나 지금이나 부실 시공된 건축물들은 붕괴 등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육안으로 당장 드러나지 않지만 부실의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돌아온다. 자연의 질서에 반하는 공사를 시도할 땐 충분한 사전 검토와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붕괴된 안동 `송야천` 보(하상유지공) 공사가 당초 취지의 `4대강 사업이다. 아니다`를 두고 정부 여러 부서간 논란이 있었다.
거대한 물그릇을 만들기 위해 낙동강 본류 준설을 추진한다면 먼저 소하천 지류의 모래 유입부터 우선 차단해야 함은 치수(治水)사업의 기본이다. 안동시청 재난방재과는 이 사업을 두고 4대강 사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가 말썽이 나자 금방 말을 바꿨다.
특히 이 부서는 권영세 안동시장에게 5개의 보 가운데 4개가 파괴된 사실을 쏙 뺀 채 도로, 농경지 유실 등 홍수 피해 현황만 축소보고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급기야 권 시장이 지난 6일 처음으로 문제의 보 피해 상황 파악을 위해 현장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이 안내받은 곳은 거의 완파된 4번째 보를 생략한 채 긴급 복구된 일부였다.
안동시 실무자들이 시장의 눈과 귀를 막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공교롭게도 이 시기와 맞춰 `최근 건축된 안동시청 A간부의 집을 특정 업자가 자갈·모래를 퍼다가 지어준 집`이라는 소문이 시청 안팎에서 파다하게 돌고 있는 사실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당국은 폭우 등 기상재해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다지만 묻혀버릴 뻔한 `송야천` 부실공사는 결국 자연이 밝혀낸 셈이다. 시장의 눈을 가리는 등 진실을 왜곡한 이 부서에 치수보다 치덕(治德)이 우선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동/gskw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