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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주 참외 농사 망쳤다

손창익기자
등록일 2011-07-12 21:40 게재일 2011-07-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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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로 재배면적 3천800여㏊ 중 절반 정도 물에 잠겨

고령 수박, 청도 복숭아, 김천 자두 등 경북농산물 피해

“올해 참외 시세가 괜찮아 기분 좋게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모든 게 끝장났어요. 그동안 들인 농비는 어떻게 감당할지 암담합니다.”

이번 장맛비로 참외 비닐하우스 6~7동이 몽땅 물에 잠긴 성주군 선남면 관화리 이기보(64)씨는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최근 사흘간 대구·경북에 내린 집중 호우로 각종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본격 출하시즌을 맞은 참외, 수박, 자두, 복숭아 등 여름 과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당수는 폐농 위기에 내몰렸을 정도다.

전국 재배면적의 71%, 경북의 81%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최대 참외 생산지 성주에서 피해가 가장 컸다. 성주군은 전체 농가의 70%인 4천900여 농가가 참외를 재배, 연간 14만4천여t을 생산하고 있다. 성주군의 참외농업은 지역 전체경제의 근간으로 이뤄 엄청난 영향이 우려된다.

성주군에는 지난 9일부터 11일 오전까지 `물폭탄`이 쏟아져 1천647㏊의 참외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겼다. 성주군 전체로는 참외 면적 3천800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2.5%가 물에 잠겼다.

유기농 참외와 기능성 참외 등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지역 참외농가들은 수확을 앞둔 참외가 물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참외 농사가 이번 비로 한순간에 결딴나고 말았다“고 하늘을 원망했다. 9천여㎡의 참외 농사를 하는 조모(56)씨는 “수확기가 절정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비닐하우스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을 보니 기가 막혀 말을 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성주군청 관계자는 “실제로 조사하면 피해 면적이 더 커질 것”이라며 “풍수해 방지를 위해 해마다 투자를 하지만 워낙 많은 비가 내려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장맛비로 고령군 우곡면 일대 수박, 청도군 청도읍·매전면을 중심으로 한 복숭아, 김천 자두 등 경북지역 여름철 특산 농산물들이 전반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고령 수박 하우스는 침수피해가 났고 복숭아와 자두 등 여름 과실은 낙과, 병해충, 당도저하 등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농가소득 감소가 예상된다.

경북도청에 따르면 이번 장맛비로 경북도내 2천5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거나 유실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농경지 침수피해는 성주에 1천648.4ha나 집중됐고, 청도 112.5ha, 경산 101.6ha, 의성 71ha 등이었다.

경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에 따라 피해지역에 1억 원의 응급복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돈은 잠정 집계된 농작물 침수 1천997ha, 농경지 유실 7.4ha, 이재민 7세대 및 주택 4동에 대한 복구비로 우선 지원한다. 또 도는 정확한 피해 상황에 따라 이재민 구호비는 1인 1일 6천 원씩 7일간 지원하고, 벼논이 침수되었을 때는 1ha당 10만 원의 농약대를 지원하며, 과채류는 1ha당 390여만 원의 대파대를 지원한다.

주택은 직접 주거용의 무허가주택이 피해를 본 경우도 적법하게 복구한다면 전파 유실일 때 동당 최대 3천만 원의 예산지원을 받게 된다.

이번 집중호우는 도내 남부에 집중돼 고령군 우곡면 434mm, 청도군 청도읍 340mm, 성주군 용암면 359mm의 강수량을 보였다.

성주/손창익기자

sohn677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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