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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인천 부산, 대구는?

이경우 기자
등록일 2011-07-11 23:29 게재일 2011-0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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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대구본부장
평창이 3수 끝에 기어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온 나라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들떠있다. 박수에 인색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평창의 올림픽 유치가 나라 전체에 상승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짚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켜보는 국내 도시들의 셈법은 같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람과 눈과 돌 산 뿐인, 재산이 자연환경 밖에 없는 강원도가 올림픽을 꿈꾸었다는 사실이 부럽다.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전인 17년 전부터 올림픽 유치를 준비해왔다는 강원도 정신과 두 번이나 실패하고도 꺾이지 않은 그 도전 자세가 부럽다.

평창의 올림픽 유치 뒤에는 대한민국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남아프리카 더반까지 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경제인들이 이런 저런 명찰을 달고 현지에 갔다. IOC 위원 자격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자녀들까지 유치전에 끌어들였다. IOC 위원으로 두 번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던 두산중공업 전 회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평생의 한을 풀었다며 유치 과정을 간접 피력했다. 남아공까지 유치단을 실은 대한항공 특별기를 제공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유치위원장으로 나섰다.

그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국가적 지원이 샘난다. 집권여당 한나라당은 유치가 확정되자 꼭두새벽에 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가 평창 현지로 달려가 국가적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IOC에 약속한 13개 경기장과 선수촌 등에 3조원을 들여 2016년까지 완공하겠다고 했다. 원주에서 강릉까지 복선 전철 건설과 제2영동고속도로 등 교통망에도 6조원이 투자될 모양이다.

동계올림픽까지는 아직 7년이 남아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법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엔 우리나라 생태계의 보고인 가리왕산의 환경 파괴도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스키 활강경기를 위해 가리왕산 일대에 알파인 경기장을 지을 마땅한 곳이 이곳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분이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행위가 제한돼 있는 이곳에 특별법으로 돌파한다는 복안까지 갖고 있는 듯하다.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담비와 삵 등 동물들과 주목이 밀집해 있는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2002년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도시 전체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부산은 하계올림픽 유치의 꿈을 4년 뒤로 미뤄야 하게 됐다. 당초 2020년 올림픽 유치를 계획하고 추진했으나 2018년 동계올림픽을 한국에서 치르고 다시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가상 상대가 도쿄가 되는데 부산은 오히려 더 착실히 준비할 시간을 벌게 됐는지도 모른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인천은 서해 인천에서 동해 평창까지 평화 벨트를 연결하자고 제안했다. 인천 아시안게임과 평창 동계올림픽이 4년 시차를 두고 열리는 것을 활용해 두 대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평창의 효과를 인천으로 이어가겠다는 욕심 같다.

대구는 지금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불과 한달 여 앞두고 있다. 기존 시설들을 활용하고 정부 지원은 2천억원대가 고작이다. 비록 대통령이, 경제인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지도 않았고 굵직한 대회 지원 약속도 없었지만 그럴수록 모두가 보란듯이 성공해야 한다. 2003년 대구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02년 월드컵 경기장과 시설들을 이용했다.

지금 우리의 과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 개최다. 우리 모두가 적극 참여해야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다음 우리도 통 큰 프로젝트를 만들어 세계의 관심을 모아보자. 지역이 갖고 있는 대학의 두뇌들과 정치권, 공무원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간 큰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자. 우리도 욕심 한 번 내보자. 평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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