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조직폭력배 3개파 39명 검거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일 구미 지역 유흥가 일대에서 활동해 온 조직폭력배 3개파 39명을 검거, 장모(40)씨 등 8명을 구속하고, 31명은 불구속 입건했으며 4명은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조직폭력배 장씨 등 10여명은 지난해 10월초순부터 두달간 인동지역 보도방업주 및 종업원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영업권을 장악하고 같은해 11월말부터 올 2월까지 보도방업주 4명으로부터 보호비 명목 등으로 22회에 걸쳐 700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조직폭력배인 이모(38)씨 등 20여명은 관할구역내 경쟁폭력 조직원의 보도방 영업 진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16일 오후 10시쯤 구미 모 주점 앞길에서 상대 조직원에게 흉기와 몽둥이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구미의 유흥가 일대 이권을 놓고 조직간 다툼을 벌이면서 몽둥이와 쇠파이프 등으로 위협해 위력을 과시했고,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도방 업주 등을 위협하면서 보호비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 구미지역에서는 낙동강을 중심으로 시내지역에 호영이파와 효성이파가 세력을 구축하고 있고, 강동지역 신흥개발지인 인동을 배경으로 인동파 등 3개파가 활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원은 대략 80~90명선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이번에 검거된 것은 인동파 27명, 효성이파 7명, 호영이파 4명 등이며,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경우를 포함하면 기존 조직원의 절반 정도가 검거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이들 구미 폭력배들은 기존 조직폭력배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속칭 행동대원들을 중심으로 `작업조`를 편성해 상대편의 비호를 받는 보도방 업주 및 종업원들을 무차별 폭행, 지역의 보도방 영업권을 장악한 후 보호비 명목으로 이익금의 30%를 떼가는 등 조폭의 전형적인 수법을 답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자기마음에 맞는 사람을 골라 보도방 영업권을 주고, 80평의 넓은 공간을 보도방 연합사무실로 차려놓고, 대략 30~40명의 아가씨를 고용해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영업구역을 놓고 대회전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시내에서 활동하는 조폭들이 신흥지역인 인동에서 보도방을 하자, 인동파들이 조직원을 데리고 가 `작업하러 왔다`며 싸움을 걸었으나 상대편의 공격으로 오히려 당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과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구 동성로파나 향촌동파 등의 행동을 판에 박은듯이 재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또 작년 11월에는 노상에서 반대파 행동대원에게 회칼·야구방망이 등을 마구 휘둘러 상해를 입히기도 했으며, 상대조직의 보복폭력에 대비해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기도 하는 등 한동안 구미를 무법천지로 만들기도 했다. 조직원이 탈퇴를 하겠다고 하면 무차별 폭행 하는 등, 불법폭력도 일삼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 A(53)씨는 “과거 조직폭력배들의 패싸움 등 불법행위를 신문이나 방송 등 뉴스로 봐 왔으나, 실제로 살고있는 곳에서 이런 폭력배가 활개치고 있었다니 끔찍하다”며 다시는 이런 폭력배들이 발을 붙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올 1월초 구미에서 폭력조직간 다툼 및 영업권갈취 등으로 서민생활을 위협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5개월간의 집중 단속을 벌여 폭력배를 무더기로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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