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여기 저기 노닐었을 것이다
거미줄에 걸리기 전까지
거미랑 함께
저 산왕거미
숲 속 군데군데 차지했을 것이다
새 부리에 찍히기 전까지
작은 쇠박새와 함께
하루의 날개짓이 시작되는 아침
헉!
목덜미 써늘한 공유
모시나방과 거미와 새와… 나
어디 거미줄에 걸린 모시나방 뿐이랴.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해 목덜미 써늘한 공유에 들 때가 어디 한 두 번일까. 우리네 삶이 모시나방처럼 자유롭고 아름다운 한 순간들이 있었기에 미련 없이 그 써늘한 공유에 몸을 맡기는 것은 아닐까. 물고 물리는 생태계의 순환을 바라보면서 시인의 마음의 눈은 우리 인간을 향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