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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 염 명 순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11-05-30 21:07 게재일 2011-05-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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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이고 나면

어김없이 아프다

아버지 왜 이렇게 먼 곳까지 오셨어요

아버지의 쓸쓸한 생애는

부산 근교 함경남도 단천 동산에 묻히셨어요

얘야, 고향도 떠나왔는데 어딘들 못 가겠느냐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다시는 시를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픈 꿈의 머리맡에서 누가

이마를 짚어주는 듯했는데

밥 많이 먹으라는 언니의

안부전화가 걸려왔다

가슴 아픈 가족사가 걸쳐져 있는 아름다운 시구의 시이다. 이미 돌아가신 이북 출신의 아버지를 프랑스에 유학 와 있는 딸의 꿈에 나타난 것이다. 꿈 속에서 조차 모국어를 잃어버리고 불어로 꿈을 꾼 딸의 마음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면서도 기러기처럼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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