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는 고베를, 나는 서울을 생각하지 않았다
고베의 그녀는 지진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고
나는 유미 없는 고베를 알고 있었다
고베의 유미에게 편지를 쓴다. 안녕 유미
지진 많은 도시에 사는 하야시 유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고베의 아이들은 지진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고베의 유미, 하야시 유미는 서울을 알지 못하고
서울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안녕 고베
유미는 고베의 지진에 대해 말한 적이 없고
나는 그리운 유미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
고베애 하야시 유미가 산다
오래 전 일본의 고베 지방을 강타한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오랫동안 전쟁이나 지진이 없었던 일본으로서는 엄청난 재앙이었고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고베는 이국적인 도시이고 아름다운 해양도시다. 시인이 잠시 같이 여행한 하야시 유미라는 고배 거주 여성과의 인연의 한 자락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같이 여행하면서도 그 엄청난 참상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왜 였을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는 바가 있지 있지 않을까.
<시인>